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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갤노트20 불법보조금 또 재현…역대급 과징금도 못 막았다

기사입력 : 2020년10월05일 15:24

최종수정 : 2020년10월06일 09:06

온·오프 유통망서 120만원짜리 갤노트20 6만~7만원에 거래
"자율정화 약속하며 과징금 낮춘 이통3사에 책임 물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추석 연휴기간 휴대폰 불법보조금 대란이 또 재현됐다. 역대급 과징금도 무용지물이 됐다.

5일 이동통신 업계와 온·오프라인 판매점 등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에도 휴대폰 온·오프라인 유통망에 불법보조금이 대거 쏠리면서 출고가 119만9000원의 스마트폰이 6만~7만원에 팔리는 '갤럭시노트20 대란'이 벌어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동통신3사는 불과 3달 전 규제당국으로부터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 불법보조급 지급행위로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동통신3사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으로 2배 이상 일제히 인상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지난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 판매점 앞에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2020.08.10 nanana@newspim.com

지난 8월 21일 국내 정식출시된 갤럭시노트20의 출고가는 119만9000원,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출고가는 145만2000원이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출시 당시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요금제에 따라 8만7000~17만원, KT는 8만6000~24만원, LG유플러스는 8만2000~22만7000원을 공시지원금으로 책정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통3사가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올리면서 SK텔레콤의 공시지원금은 34만5000~48만원, KT는 19만2000~50만원, LG유플러스는 32만6000~50만원으로 기존 대비 2~3배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휴대폰 유통망에는 출시 한 달이 조금 넘은 갤럭시노트20에 스팟성 불법보조금도 대거 집중됐다.

연휴 기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갤럭시노트20을 싸게 구입했다는 인증글들이 쏟아졌다. 갤럭시노트20을 번호이동으로 최소 6만원에서 많게는 28만원에 구매했다는 글까지 다양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5일 오전 포털사이트에서 갤럭시노트20을 6만원에 살 수 있다는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자료=광고 웹페이지 갈무리] 2020.10.05 nanana@newspim.com

만약 구매자가 가장 높은 요금제를 기준으로 50만원의 공시지원금과 7만5000원의 추가지원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갤럭시노트20을 6만원에 구매하려면 56만원 이상의 불법보조금이 포함돼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 50만원 이상의 불법보조금이 실렸을 가능성보다 할인혜택을 받기 위한 각종 조건을 이용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과장광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로드 판매점에서는 이통사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을 이유로 추석 전 오히려 보조금을 거둬들였다. 일부 온라인 특판으로 불법보조금이 쏠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일부 유통망에서 36~48개월 사용 후 단말기를 반납하는 조건이 붙는 중고보장프로그램을 마치 조건이 없는 것처럼 과장해 광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통3사가 과징금을 낮추기 위해 주무부처인 방통위에 약속한 '자율정화'가 과징금을 낮추기 위한 공약(空約)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은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지난 7월 이통3사가 933억원의 과징금을 512억원으로 낮추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연례행사처럼 이뤄지는 연휴기간 보조금 대란이 또 다시 벌어졌다"며 "불법보조금 지급이 이통3사 본사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란에서 이통3사는 일선 대리점이나 유통점에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명훈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장도 "불법보조금이 실렸다면 정말 큰 문제이고, 실제와 다른 과장광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통3사가 방통위에 약속한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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