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부정선거 의혹으로 점철된 총선 이후 극심한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에서 시위대와 야당이 정부 청사를 점거한 가운데, 야당이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을 축출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가 몰려들자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미 대통령 집무실을 떠났으나 이후 공개한 영상에서 정치 세력이 총선을 명분으로 불법적으로 권력을 잡기 위해 자신을 축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통령의 소재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위대가 점거한 키르기스스탄 정부청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주말 실시된 총선 예비 개표 결과에 따르면, 16개 정당 중 4개 정당만이 의회 입성에 필요한 득표율인 7%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3개 정당이 제엔베코프 대통령 편에 서 있는데, 이 가운데 2개 정당의 득표율이 25%가 넘었다.
개표 결과 발표 후 현지 언론은 유권자 매수와 정부 개입 등의 부정선거 의혹을 일제히 제시했고, 12개 야당은 개표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야당 지지자들의 시위가 확산되고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590여명이 다치는 등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극심해지자 키르기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총선 결과를 무효화했고, 총리와 의회 의장이 사임했다. 선관위는 2주 내 재선거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를란 바키로프 의회 부의장은 제엔베코프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7일 의회에서 탄핵안을 논의하고 야당 인사들 중 총리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제엔베코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키르기스스탄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러시아와 중국, 미국의 이권이 충돌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정국 혼란이 지속되며 정권이 자주 교체된 가운데, 2005년과 2010년 혁명으로 2명의 대통령이 축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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