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에 대한 적극적인 회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은 그동안 해례본 상주본의 회수와 실물 공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그런데 청장은 지난 6월 25일 JTBC 방송에 출연해 '상주본에 대해 한글날쯤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정재숙 청장은 "당시는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국민이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좋은 소식을 드리고 싶은 제 의지의 표명이었다"고 답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7월부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회수를 위해 배익기 씨에 3차례 이상 반환 설득을 위한 만남과 설득을 진행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12 leehs@newspim.com |
이용 의원은 지난 7일 보도된 한 매체의 기사를 인용해 "송철호 울산시장이 연고가 있는 울산지역 기업인과 논의해 해례본 상주본을 은닉한 배익기에 해례본을 시에 기증할 것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에 따르면 송 시장은 문화재청장과 만나 해당 사안을 논의하고 문화재청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업인과 금전적인 거래로 해례본을 기증한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라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송 시장과 만남에 대해 "상주본 회수를 위해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돼야 하고 국민 정서에 부합해야하며 온전하게 돌려받아야한다는 내용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청장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회수하기 위해 검찰에서 압수수색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배익기는 국가 문화재를 불법 은닉했다. (문화재청이)불법자와 문화재 거래나 방안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재보호법 제92조 3항 2호에 따르면 제1항과 제2항 또는 제1호를 위반한 행위를 알고 해당 문화재를 취득, 양도, 양수 또는 운반한 자에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문화재를 은닉한 사람에게 기업이 거래하고 청장과 회수와 관련해 논의하는 것 차제가 불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용 의원 [사진=이용 의원실] 2020.10.12 89hklee@newspim.com |
또 이 의원은 "시장과 청장이 만났고 정책국장과 시장의 보좌관이 이 사안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 아니냐"며 "심지어 정무 보좌관은 당시 사직한 상태였다. 그러니, 민간인과 국장이 (상주본 회수와 관련해)만난 것만으로도 이상한 일 아닌가"라고 첨언했다.
정 청장은 "(송철호 시장과)기업 이야기는 없었고 다만 송 시장은 울산에 한글과 관련해 해례본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을 뿐"이라며 "상주본 해례본의 소유는 국가이기 때문에 적법한 과정을 거쳐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형식 문화재청 정책국장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회수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문화재청의 기본 입장은 적법한 절차, 투명한 방법, 온전하고 완전한 회수"라며 "믿고 맡겨주시면 될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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