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O 시장 규모 커지며 구인 경쟁↑
증권사가 '슈퍼맨' 찾는다는 지적도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증권업계가 외부위탁운용(OCIO) 분야에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애당초 OCIO 분야 인력풀 자체가 협소한 상황에서 최근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증권사·자산운용사 간 구인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증권가leehs@newspim.com |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OCIO 부문 인력을 물색하고 있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OCIO는 기관투자가가 효율적인 자산 배분을 위해 자산 일부를 외부에 위탁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에는 자산운용사가 OCIO 시장 대부분을 점유했으나, 최근엔 공적기금뿐 아니라 대학기금과 민간기업의 기금 위탁운용 수요가 크게 늘면서 증권사도 활발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 증권사를 제외한 대다수의 증권사는 OCIO 분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소수의 증권사·자산운용사가 시장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 주자는 구조적으로 구인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OCIO 시장이 100조원 가까이 커지면서 구인에 신경을 쓰고 있긴 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조건에 맞는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OCIO 시장에서 5개사(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과 수요 양면에서 과점 시장의 양상을 보이는 시장 구조는 경쟁에 의한 진입과 퇴출이라는 시장 원리가 원활히 작동하기 어려운 제약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증권사의 구인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부 직원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외부 인력만 채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현재 OCIO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한 증권사는 구직자에게 3년 이상의 경력과 함께 영업 능력, 어학 능력, 전문 자격증, 투자상품 분석 능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OCIO 담당자는 제안서 작성부터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 등 두루두루 모든 것을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CIO 분야 진입 문턱이 높다보니 타사 인력을 채용하는 돌려막기식 양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한편 OCIO 시장은 향후 퇴직연금 기금형 전환이 이뤄지면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재우 연구위원은 "여러 운용사들이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따라 국내 OCIO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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