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안전·소통·협업·탄탄한 운영기반 마련위한 16개 추진과제 추진
[편집자] 전국 시·도에서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자치경찰제가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내달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된다. 자치경찰은 현행 경찰 조직체계를 유지하면서 자치경찰 사무의 지휘·감독권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는 제도다. 자치경찰이 생활안전과 교통, 경비 등을 담당하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주민밀착형 사무와 민생치안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자치경찰위원장이 공백상태로 있는 등 자치위 구성에 잡음이 잇따르고, 미흡한 인력·예산 확보, 모호한 업무영역 등으로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자치경찰제에 대한 지역별 준비상황과 기대 및 우려를 짚어본다.
[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부산에서 7월1일부터 자치경찰제가 닻을 올린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4월 관련 조례 제개정을 완료한데 이어 6월 한 달간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등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자치경찰을 관리 감독하는 부산광역시자치경찰위원회 사무기구는 1국 2과 6팀 41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산형 자치경찰 분야 정책의 수립 및 추진을 총괄하고 자치경찰사무에서 부산경찰청장을 지휘·감독한다.
자치경찰 위원은 시장이 지명하는 1명과 시의회·국가경찰위·시교육감 추천 4명, 자치경찰추천위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 정용환 위원장(가운데 오른쪽)이 지난 7일 해운대경찰서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지역현안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부산경찰청] 2021.06.07 ndh4000@newspim.com |
지난달 5일 공식 출범한 자치경찰위원회 초대 위원장에는 정용환 전 부산경찰청 보안과장이 임명됐다.
초대 위원으로는 ▲박수관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와이씨텍 회장) ▲판사 출신 전용범 변호사 ▲교사 출신 강영길 전 부산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박노면 동의과학대 경찰행정학과 초빙교수 ▲백상진 부산외국어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진동열 부산지방변호사회 부회장 등이 추천되어 선정됐다.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는 올해 '자치경찰 원년, 시민과 함께! 부산을 안전하게!'라는 정책목표 아래 시민안전, 소통·협업 및 탄탄한 운영기반 마련을 위한 6대 분야 16개 추진과제를 정했다.
안전한 부산형 자치경찰제 안착을 위해 ▲주민이 체감하는 맞춤형 생활안전체계 구축 ▲시민과 함께 하는 지역중심 맞춤형 생활안전체계 구축 ▲유관기관 연계 협업을 통한 사회적 약자 안전망 강화 ▲코로나 환경에 맞춘 범죄 대응 체계 개선으로 치안 사각지대 해소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첫 지역 맞춤형 치안과제로 '1인 가구 성범죄 예방책을 내놨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방범시설에 의존했던 기존의 셉테드(CPTED)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함께 방범망을 촘촘하게 구축하는 부산형 '제2의 셉테드'를 도입한다.
부산시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18일까지 4주 동안 부산시민 2661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24.1%가 '자치경찰제도에 대해 안다'고 답했으며, 38.3%의 응답자가 '자치경찰제가 치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효과적인 범죄예방 활동' 관련 문항에서는 대부분 성별·연령대에서 '범죄예방 시설 설치'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사회적 약자 보호에 가장 필요한 경찰 활동으로는 '피해자 보호·지원'을 중요하게 꼽았고 이어 가해자 재범 방지가 뒤따랐다. 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46.9%의 응답자가 '맞춤형 치안시책 개발·시행'을 선택해 지역 실정에 부합하는 경찰 활동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높음이 확인됐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국가 경찰 체계와 달리 지휘감독권이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다 보니 일부에서는 갈등이나 혼선을 빚을 수도 있다. 정부가 자치경찰 사업비만 국비로 부담하고 운영비 등은 지자체에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 재정 부담이 가중될 우려도 높다.
현재 부산광역시자치경찰위 사무국에는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이 발령받은 직원 41명이 배치되어 업무를 시작하고 있지만 인건비는 각 소속 기관이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 재원은 그대로인데 자치경찰 시행으로 운영 경비 등의 예산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박노민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현재 운영하면서 기대되는 것은 치안행정 및 시 행정이 비슷한 일을 하지만 업무과 연계되지 않는 부문이 많다"고 지적하며 "아동복지, 교통시설 예산을 시와 경찰하고 처음부터 협의해 의논하고 집행할 때도 어느 부문에 가장 우선적인지 등을 잘 연계해 시민들에게 피부에 닿을 수 있는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말했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