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US 오픈은 필자에겐 엄청난 충격으로 남은 대회다.
91홀의 대결로, 연장으로 가는 과정도, 연장전끝 우승도 극적이었지만, 샷을 할 때마다 아파하고, 절뚝거리고, 클럽을 지팡이처럼 짚던 타이거 우즈의 모습은 안쓰러우면서 감동적인 모습으로 기억된다.
고질적인 부상에다 교통사고를 당해 재활의 길을 걷고 있는 타이거 우즈.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운동선수에게 '투혼'을 강요하는 것을 싫어하는 의사 입장에서 보자면 '무모한 일'이 분명했다.
결과적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그해에는 타이거 우즈를 골프장에서 볼 수 없었다.
타이거 우즈는 대회 출전 전에도 무릎 십자인대 손상 등 몸 컨디션이 안 좋았다. 설상가상이었다.
고질적인 부상을 달고 산 우즈는 2019년 메이저 마스터스 정상에 올라 부활했다.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우승 감격을 다시 누렸다. 하지만 올 2월23일 교통사고를 당해 또 다시 재활의 길에 들어섰다.
골프는 크고 작은 부상이 잦은 운동이다.
허리, 팔꿈치, 손, 손목, 어깨, 무릎 등이 부상을 많이 입는 부위이다.
무릎은 허벅지뼈와 장단지뼈가 만나서 이루는 관절이다.
뼈 표면은 관절 연골로 덮여 있고, 초승달 모양의 반월판 연골판에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인대와 근육 등에 의해서 안정성이 유지되는 구조이다.
구부리고 펴는 운동은 잘 되나, 회전운동은 제한되어 있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백스윙 시에는 우측 무릎이 버텨 주면서 회전력을 억제한다. 그 과정에서 반월판 연골이나, 측부인대의 손상 가능성이생긴다. 다운 스윙시에는 좌측 무릎에 우측 보다 서너 배의 힘이 가해지고, 역시 벽을 세우면서 지탱하는 과정에서 앞서 말한 반월판 연골판, 측부인대 외에 십자인대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스윙들은 차원이 다른 스윙을 하는 프로 골퍼들에게서 대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은 스윙시에 무리한 동작만 하지 않는다면 큰 부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측부인대 손상을 입으면, 내측이나 외측 무릎에 통증이 있고, 무릎을 앞뒤가 아닌 옆으로 스트레스를 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손상 정도에 따라서 치료가 달라지는데 대개는 보존적 치료도 호전을 보인다.
반월판 연골판 파열의 경우, 무릎을 폈다 구부렸다 하거나, 방향을 트는 동작에서 무릎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통증을 느끼고, 관절선을 따라서 누르면 통증이 유발된다. 무릎에서 소리가 날수도 있으며, 많이 찢어진 경우에는 무릎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생기기도 하고, 무릎을 펴고 구부리지 못하는 증상이 갑자기 오기도 한다.
연골판 손상이 의심되면 MRI 촬영을 해야 한다. 또 손상이 있고,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십자인대 손상의 경우는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급성 손상시에는 무릎이 부으면서 통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1~2 주정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과 부종이 감소하면서 일상의 가벼운 생활에서는 별 문제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방향을 트는 동작이나, 울퉁불퉁한 자갈밭 같은 데를 걷다 보면 무릎이 불안정하고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손상이 확정되면 수술적으로 재건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전방 십자인대는 수술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타는 자존심이자 로망이다.
체력 단련과 기구의 발전 등으로 300야드를 보내는 프로 선수들은 흔해졌고, 300m를 보내는 선수도 나온 상태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거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거리에 대한 욕심은 프로에 뒤지지 않겠지만, 스윙을 프로를 따라 갈수 없다. 그러다 보면 무리한 스윙이 몸에 지탱할 수 없는 부하를 주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에 맞는, 몸이 견딜 수 있는 스윙을 해야 한다.
스탠스는 조금 넓게, 체중 부하는 양쪽 동일하게 하고, 무릎은 조금 덜 구부리고, 오픈 스탠스를 서는 것이 좋다. 임팩트와 팔로우 스윙에서도 왼쪽 안쪽을 약간 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스코어는 코스 밖에서 만들어진다"는 말처럼, 부상 예방도 평소에 해야 한다.
항상 강조하지만 수영, 자전거, 걷기 등의 기초적인 체력 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한 유연성 확보, 근력 강화 운동은 기본이라 하겠다. / 김호 하남유나이티드병원 정형외과 원장
한양대를 나온 김호 원장은 성균관대학교 외래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유나이티드병원 정형외과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고관절학회와 대한슬관절 정회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