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방법: 재차의'의 엄지원이 드라마의 세계관을 영화로 확장했다. 기묘한 설정의 크리처와 사건을 파헤치는 그는 관객을 직접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엄지원은 '방법: 재차의'의 28일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속 영화 촬영에 임한 소감을 털어놨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재난 속에 진행된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가장 특별한 마음이 드는 영화"로 남을 듯하다고 밝혔다.
영화 '방법: 재차의'에 출연한 배우 엄지원 [사진=CJ ENM] 2021.07.26 |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영화 개봉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여름 영화들이 유난히 대작, 많은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 많은데 많은 관객분들이 자유롭게 극장가를 오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싶죠. 그럼에도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다른 영화를 촬영하고 개봉했을 당시와는 다른, 특별한 마음이 드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드라마 '방법'에 이어 영화 '방법: 재차의'에서 엄지원은 같은 인물인 임진희로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영화 속에선 드라마의 사건 이후 3년이 지난 뒤 소진(정지소)이 떠나고 진희가 완전히 새로운 좀비 '재차의'가 얽힌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를 만들면서 드라마를 안본 분들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오락적인 요소가 살아있는 이야기였으면 했어요. 볼 거리가 있고 템포감도 빠르게 느껴지길 원했죠. 진희도 영화 안에서 사건을 끌어가는 적극적인 인물로 보이길 바랐고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져도 그 안에서 냉정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고 빠르게 반응하는 인물을 그려내려 했고 그 점에 가장 집중했죠."
영화 '방법: 재차의'에 출연한 배우 엄지원 [사진=CJ ENM] 2021.07.26 |
드라마에서 영화로 '방법' 세계관을 확장시킨 엄지원과 제작진. 국내에서 이런 시도는 꽤나 낯설고 드문 일이다. 엄지원은 "제 입장에서는 두 장르를 오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쉽고 편하게 모든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데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제가 드라마도 꽤 했고 영화도 많이 해봐서 영화로 만들면서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한 마음이 들었죠. 두 가지 다 소재와 이야기가 재밌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보시는 분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게 하려는 목표가 같았어요. 일단 영화는 드라마를 안본 분들도 재밌게 보시길 바랐고요. 시사회 후에는 드라마 안보신 분들도 영화 보니까 드라마 정주행을 해야겠단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뭐가 됐든 하나를 보고 그 전의, 또 그 후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좋아할 수 있겠구나, 이게 매력이 될 수도 있구나 느꼈죠."
엄지원은 벌써 '방법' 시리즈의 두 편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는 "기존에는 캐릭터무비 같은 작품을 한 적이 별로 없었다"면서 이번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또 연상호 감독이 구상하는 다음 편을 비롯해 이 시리즈를 완성해나가고 싶은 마음을 은근하게 드러냈다.
영화 '방법: 재차의'에 출연한 배우 엄지원 [사진=CJ ENM] 2021.07.26 |
"처음으로 임진희란 캐릭터가 장르가 되는, 시즌물 같은 느낌의 작품을 할 수 있단 게 가장 의미있는 작업이었죠. 드라마에서 영화로 오면서 같은 제작진과 팀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함께한 것도 좋았고요. 이야기가 잘 돼서 다음 시즌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완성도있게 꾸려가고 싶어요. 다른 작품을 하나씩 한다기보다 시리즈의 단추를 하나씩 채워가는 느낌이 새롭게 느껴져요."
영화 작업 과정을 돌아보며, 엄지원은 100인이 넘는 '재차의' 군단이 집합금지로 인해 함께 촬영을 할 수 없었던 일화 등을 언급했다. 또 그 덕분에 담긴 영화의 압도적인 매력도 소개했다. '방법' 속의 두 주인공 임진희와 백소진의 관계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그의 말처럼, 앞으로 무한확장성을 기대해볼 만하다.
"'재차의' 군단은 공통의 목표를 갖고 미션을 향해 달려드는, 군인같은 성향이 도드라져요. 주술에 의해 조종되는 존재라 정말 사람같을 수도, 좀비같을 수도 있고 매번 달라진다는 게 더 무섭고 매력적이죠. 연상호 작가님이 향후 이야기에 관해 단상을 잠깐 말씀하시긴 했어요. 글이나 대본은 아직 못봤구요. 제 생각으론 진희가 기자라서 펜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소진이는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죠. 사람의 '방법'과 영적인 '방법'을 둘 다 쓸 수 있어서 여자여도 누구보다 강력한 팀일 수 있다고 봐요. 다음 이야기가 저도 궁금해지네요."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