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제 연기 인생 2막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느껴요."
1994년 MBC 2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배우 이민영이 27년차에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결사곡)'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이민영은 불륜녀 송원으로 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민영 [사진=(주)지담 미디어] 2021.08.06 alice09@newspim.com |
"정말 긴 여정이었어요. 힘든 것 보다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내게 돼 더없이 행복하고 즐거웠던 촬영이었고요. 끝났다는 시원함보다 섭섭함이 더 크게 남는 것 같아요(웃음). 매번 최고 시청률을 접할 때마다 믿기지 않았어요. 모두가 함께 일군 결과라 더 값지고 행복한 것 같아요."
이민영이 맡은 송원은 한번의 결혼 경험이 있는 이혼녀로, 중국어 번역가이다. 송원은 헬스장에서 처음 만난 판사현(성훈)의 부부관계를 카운슬링 해주다 사랑에 빠진다. 극중 '불륜녀'라는 캐릭터로 인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대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불륜녀라서 망설였던 건 없었어요. 워낙 믿음을 주신 작가님이었고, 오랜만에 복귀하는 작가님의 작품에 그간 해보지 못했던 역할을 새롭게 경험한 것만으로도 즐거웠죠. '결사곡'을 하면서 작가님 의도를 잘 표현하기 위해 다른 어떤 작품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공부했어요."
극중 송원의 불륜은 시즌1과 2때는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시즌1에서는 평정심을 유지했던 모습과 달리 시즌2에서는 판사현의 아이를 임신하고 부인 부혜령(이가령)과 날선 대립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민영 [사진=(주)지담 미디어] 2021.08.06 alice09@newspim.com |
"정말 신기했던 건 시즌1때는 주변 분들이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송원 입장이 납득이 된다'라는 희한한 반응이었어요. 하하. 그래서 놀라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즌2에서는 정반대가 되더라고요. 너무 뻔뻔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졌어요. 같은 인물을 연기했는데 극과 극의 반응을 봐서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웃음)."
'결사곡'은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막장 드라마 대모'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것도 있지만 매 회 예상할 수 없는 인물들의 대립과 갈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가장 최근 방송분인 14회는 12.6%(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다음 화를 기다리는 게 길다고 느껴질 만큼 탄탄한 서사 덕분인 것 같아요. 시즌2에서는 인물간의 파급효과가 정말 컸어요. 그런 걸 보면서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셨던 게 또 하나의 흥행 요인인 것 같고요. 정말 누구 하나 모나지 않고 좋은 분들이 모여 작품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만들었는데,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해주시고 저희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껴주신 것 같아요."
높은 시청률만큼이나 이민영은 극중 송원에 대한 만족도도 컸다. 송원을 준비하며 수많은 연구와 공부를 한 만큼 시청자의 반응도 그가 예상한대로 흘러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민영 [사진=(주)지담 미디어] 2021.08.06 alice09@newspim.com |
"어느 정도 끝을 알면서 연기하면 처음에 설정했던 목표대로 연기를 해왔을 텐데, 저희는 그때그때 주어지는 대본 속 캐릭터를 연기해왔어요. 대본을 하루도 밀리지 않고 빨리 써주셔서 다음 회차의 캐릭터를 공부할 수 있었죠. 시청자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제가 예상한대로 공분해주셔서 목표대로 잘 왔다고 생각해요. 하하."
이민영에게 이번 작품은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게 만든 불륜녀 역할이었지만 그럼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연기 인생 2막의 시작을 알려주는 작품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결사곡'은 제 인생 2막의 시작을 알려주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저도 많이 성장하고 배웠어요. '결사곡' 하면서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 연륜이 많다고 해서 잘하는 건 아니라고 느꼈고요. 어떤 분야든 공부와 연구는 쉼 없이 해야 된다는 걸 배웠죠."
데뷔 27년차에 터닝 포인트를 맞아 연기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연기 초반에 가졌던 조급함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이제는 여유로움이 자리잡았다.
"공채로 입사해 단역부터 시작했던 기억이 나요. 어렸을 땐 무조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함이 앞섰다면 이제는 여유로운 마음이 생겼어요. 배우는 배역이나 작품을 기다리는 입장인데, 조급해하지 않고 공부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단단하게 생겼고요. '결사곡'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한 만큼, 시청자분들도 '이민영의 연기자 인생 2막이 이제 시작됐다'라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