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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수영 탄생 100주년 기념전 여는 도시환경미화원 김발렌티노

기사입력 : 2021년11월08일 16:42

최종수정 : 2021년11월17일 10:07

시인이자 화가, 연극배우... 지금 현직은 서울시 도시미화원
2017년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시음악제에 이어 두번째
"기념전 시작 17일과 탄신일인 27일 보신각에서 기념 타종합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한국문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거목 김수영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수영기념사업회'가 12일 발족하는데 이어 그의 기념전도 이달 17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린다. 그런데 이를 추진하고 기획한 사람이 서울시 도시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발렌티노(63) 씨다. 

어찌된 연유로 도시환경미화원이 김수영 시인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주최하는 것일까.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서울시 도시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그는 자신을 '지구별청소부'라 칭한다. 2021.11.08 digibobos@newspim.com

그는 시인 윤동주와 김수영에 '미친' 사나이다. 고등학교 시절 모친과 친분이 있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천승세(1939-2020)의 영향을 받아 소위 '문청(문학청년)'이 된 그는 대학 시절 하루가 멀다하고 천승세 집에 놀러갔다. 그는 언더그라운드 시인이자 화가, 연극배우로서의 삶을 살았는데 마흔살 넘어 꽤 오래 '병찬'이란 별칭으로 살았다. 술병을 차고 다녀서다. 2002년부터 8년 동안 모두 네차례 알코올 중독으로 폐쇄병동에 갇혔다.

그는 2006년 가톨릭 신자가 되어 201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본명을 버리고 가톨릭 영세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모두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면서 자신의 다짐을 구체화하기 위해 '시 배달'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병원을 나서고 1년쯤 지난 2011년 7월부터 150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 배달을 했어요. 매일 한지에 붓글씨로 시를 쓰고 장미꽃 한송이와 함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전했어요. 왜? 술을 안 먹기 위해 일기 쓰듯 한 일입니다. 밖에 나가면 다 술이잖아요. 100일과 365일 되던 날엔 최승호 시인과 황지우 시인에게 시 배달을 했어요."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 이던 지난 2017년 9월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종로구 청운동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서시' 엽서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어떤 날은 300장을 배달하기도 했다. 엽서 앞면엔 그가 형님으로 부르는 윤동주의 '서시' 뒷면엔 자작시 '향'이 자신의 글씨로 적혀 있다. 언덕에서 '형님'의 시를 낭송하거나, 그가 윤동주 시로 만든 노래 '새로운 길'을 부르기도 했다.

그해 9월에 그가 100일 동안 진행한 윤동주 시음악제의 마지막 행사에는 기타리스트 김광석, 마임 예술가 유진규, 캘리그래피 작가 이상현, 대금 연주자 이웅열, 춤꾼 장일승 등이 참여했다. 그가 랩을 담당하는 3인조 밴드 '킥킥브라더스'도 공연을 했다. 

올해 여는 김수영 시인 기념전도 2017년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음악제의 연속선상에 있다. 이 행사에 초대하는 초대사는 <두 형님>이라는 독백인듯, 시인듯한 그의 글로 대체돼 있다.

저는 모든 시인을 사랑해요. 특히 윤동주와 김수영을 사랑하죠. // 윤동주 형님은 바람에 스치는 별이라서 / 김수영 형님은 바람에 일어나는 풀이라서요. // 윤동주를 읽으면 더러운 피가 맑아지고 / 김수영을 읽으면 식은 피가 뜨거워져요. // 윤동주 형님은 물로 세례를 주시고 / 김수영 형님은 불로 세례를 주시죠. // 윤동주 김수영 두 형님, 늘 고맙습니다. // 진실로 온몸으로 맑고 뜨겁게 살아가겠습니다. // 바람에 스치는 별처럼 / 바람에 일어나는 풀처럼요.

그는 2015년부터 서울 불광동에 '인생은 아름다와라'라는 카페를 열어 운영했다. 그러다가 건물주로부터 내쫓김을 당했고, 여차여차 올 2월부터 서울시의 도시환경미화원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이 일도 11월이면 끝난다. 그 이후의 삶은 그 자신도 모른다.

이번 기념전을 여는 인사아트프라자는 인사동의 핵심 위치에 있고 보름 가까이 전시실을 쓰지만, 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기념전이 시작하는 17일과  김수영 탄생일인 27일에는 종로 보신각에서 정오에 기념 타종도 한다.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때만 울리는 줄 알았던 보신각 종이 이렇게도 울린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이 모두 그의 저돌적인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홍대앞 거리에 있는 김수영 시인의 그라피티. 이태호 화가의 <푸른 김수영>이란 작품이다. 2021.11.08 digibobos@newspim.com

기념전에는 박재동, 이태호, 김구, 정응균, 김종도, 최연, 박순철, 유준, 임덕호, 임미경, 정주화, 권도경, 신은영 등이 참여해 김수영 시인의 자화상과 그의 시 주제와 관련한 그림을 전시한다. 아마 한 시인을 기념하는 주제의 그림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걸리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일듯 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김수영의 시 '푸른 하늘은'에 그가 곡을 붙였다. 2021.11.08 digibobos@newspim.com

기자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이 김수영의 시 <푸른 하늘을>에 붙인 노래라고 하면서 큰 소리를 노래를 불렀다. 음표를 그릴지 몰라 음표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대신 그려줬다고 했다. 얼굴을 붉혀가면서 손을 치켜들면서 노래를 부르는 그의 눈에 바람과 별이 스쳐 지나가고, 풀이 일어섰다.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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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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