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로 전향한 이혜리가 로맨스와 액션을 버무린 사극으로 '장르 맛집' 드라마에 도전했다. 유승호와 로맨스 호흡을 맞춘 그는 평소 성격에 당차고 용감한 면을 더해 MZ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인물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혜리는 KBS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종영을 앞두고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원섭섭한 소감을 전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 '응답하라 1988' 이후 모처럼 연기 칭찬을 받은 만큼 답변 하나하나에서 극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 출연한 배우 이혜리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2022.02.23 jyyang@newspim.com |
"항상 다음 작품에도 최선을 다하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씀을 드려요. 이번에 그걸 봐주신 것 같아 정말 기쁘죠. 배우로서 쉼 없이 만나게 된 작품이었고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감사함을 느끼는 촬영으로 기억될 듯해요. 혼자하는 작업이 아니니까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나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많이 보면서 배웠죠."
걸스데이 멤버로 가요계에서 출발해 이제는 어엿한 20대 후반의 연기자가 됐다. 이혜리는 이번 드라마를 "제 20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닿아있는 작품이라 저의 성장과 연관되는 작품"이라고 되돌아봤다. 이혜리는 30대를 눈 앞에 두고 만난 작품과 극중 캐릭터로서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점을 천천히 곱씹었다.
"극중 로서가 저와 비슷한 점은 안주하지 않고 '왜?'라고 묻고 선을 깨려는 점이 아닐까요. 물론 저는 생각은 해도 그걸 깨부술 용기는 부족해요. 그래서 80%정도 닮았어요. 성격이나 가치관은 비슷하지만 로서만큼 현명하고 용기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대리만족도 했죠. 시청자들도 제가 느낀 로서의 장점들이 더 설득력있게 그려질 수 있게끔 연기하고 싶었어요. 계속 연기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작품을 하면서 계속 제 맘가짐이 달라지는 걸 느껴요. '간 떨어지는 동거' 할 때는 의욕에 더 차있었다면, 이번엔 '내가 이걸 놓쳤나? 이렇게 했음 더 좋지 않았을까'하고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이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이에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 출연한 배우 이혜리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2022.02.23 jyyang@newspim.com |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사극 명가 KBS가 제작하고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춘 유승호가 출연하면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혜리는 사극 드라마에 첫 도전하면서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도전했단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웃었다.
"두려움 없이 도전했다는 점에서 저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스스로 틀을 만들고 사극이라 어렵지 않을까 고민했다면 더 힘들었을텐데 오히려 로서 캐릭터 위주로 생각하고 몰입해갔던 게 잘한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는 로맨스와 다른 장르가 다양하게 버무려진 사극이었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작품이니까 그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 지 고민해보자는 얘길 감독님과 했었어요. 로맨스, 액션에 얼키고 설킨 인물들과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게 나오죠. 로서가 어떻게 하면 더 로서답게, 더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조금 어려웠지만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었어요. 모든 사람에게 즐거운 요소가 있는 드라마라 '장르 맛집'이라고 해주신 것 같아요."
이혜리의 상대역인 유승호는 이미 아역 시절부터 사극,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 드라마를 거쳐온 베테랑이다. 이혜리는 그와 연기하며 느낀 점을 "침착함"이라고 말했다. 서로를 믿으며 동고동락한 덕에 자연스러운 케미가 살아났고, 촬영장은 늘 화기애애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 출연한 배우 이혜리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2022.02.23 jyyang@newspim.com |
"유승호 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침착함이에요.(웃음) 굉장히 침착하고 인내하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7개월 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안에서 중심을 딱 잡고 가더라고요. 어떻게 저렇게 진중하지? 싶을 정도로 나이가 어려도 배울 점이 많은 상대였고요. 저의 구체적인 연기에 대한 팁보다도 장점을 많이 얘기해줘서 고마웠죠. 혹시나 제가 고민을 하고 있으면 '분명히 네 생각대로 하면 괜찮을 거야'라고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줬어요. 유승호 배우도 저도 웃음을 잘 못참아요. 마주하는 신만 되면 진짜 참기가 어려워서 막 일부러 '진짜 그만 하라고' 하면서 정색하고 그러다 또 웃고 그런 일들도 많았죠."
첫회부터 소똥밭에 구르고 쉴 새 없이 뛰고 수레를 끌며 힘이 센 캐릭터 로서를 표현하며 고생도 없지 않았다. 이혜리는 애써 힘들지 않은 척 티를 내지 않고 열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웃었다. 사전 제작 드라마라 실제 시청자가 돼서 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연기를 감상했다는 이혜리는 공개 열애 중인 류준열의 애정어린 조언도 언급하며 쑥스러워했다. 끝으로 그는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재미와 함께 모두에게 약간의 메시지 역시 주는 좋은 극이었음 하고 바랐다.
"(류준열에 관한) 질문에 아직도 답하기가 어렵지만 늘 잘 해내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이번엔 특별히 제가 했던 작품 중에 시나리오가 가장 재밌었다는 의견을 줬었죠. 우리 드라마는 모든 금지에 대해 '왜 안돼?'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어 의미있었어요. 그냥 안된다는 걸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게 맞는지 한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죠. 시청자들이 이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진 않으시겠지만 저 시대에 '저 친구들 참 놀랍고 대견해' 하고 상황을 같이 느끼고 공감해주셨음 했어요. 남영이도 로서도 이표도 민아도 다들 자신을 조여오는 것들을 풀어내고자 했으니까요. 여러분도 나를 가두고 있는 것이 뭔지 한번쯤 생각해보실 만한 시간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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