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하나생명, 1년 만에 ELS변액보험 판매 재개
"고위험 상품 아니다" 판단...침체장서 수익률 부각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주가연계증권(ELS)변액보험이 1년 만에 부활했다. 금융당국이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하면서다.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로 고위험 상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판매가 중단됐지만 고위험 딱지를 뗀 것이다. 보험사들은 증시 침체로 변액보험 인기가 식은 상황에서 ELS가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과 하나생명은 지난 16일부터 KB국민은행에서 ELS변액보험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5월 판매를 접었다가 1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판매를 검토 중이다. ELS변액보험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은행을 통해 판매(방카슈랑스)해왔다.
ELS변액보험 구조 예시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2.05.31 yrchoi@newspim.com |
ELS변액보험이 부활한 것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속하지 않는다는 금융위원회의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원금의 20% 넘게 손실이 날 수 있는 파생상품 등을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규정했다. 2019년 대규모 원금 손실을 빚은 DLF 사태 이후 나온 대책으로 고난도 금융상품을 판매하려면 설명 과정을 녹취하고 2영업일 이상 숙려기간을 부여해야 한다.
당시 ELS변액보험이 고난도 금융상품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판매를 접었다. 파생결합상품인 ELS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이라 보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후 보험사들은 ELS변액보험이 고난도 금융상품인지 법령해석을 요청했고 금융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저보증 기능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등 고난도 상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KB생명과 하나생명은 ELS변액보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내년에 도입되는 새 회계제도(IFRS17)에 대응하기 위해 부채 부담이 덜한 변액보험 판매에 주력해왔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ELS변액보험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키웠다.
KB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시장에선 미래에셋이나 메트라이프가 강자로 자리잡아 차별화된 색을 내기 어려워 ELS변액보험을 내놨다"며 "그간 ELS가 변액에서 70%를 차지해 타격이 있었기 때문에 판매 재개 자체가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시 침체로 변액보험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ELS변액보험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이미 많이 빠져 보다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LS변액보험은 코스피200, 홍콩H지수, 유로스탁스, S&P500 등 주가지수에 투자한다. 투자기간 중 기초자산이 손실확정구간(베리어) 아래로 하락해도 만기에 베리어 이상을 유지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대부분의 ELS가 투자기간 중 한번이라도 베리어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손실이 확정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1000이고 만기 3년차 베리어가 60%라고 가정하면, 이 경우 만기 때 주가지수가 60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률이 확정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많이 빠진 상태여서 지금이 투자 적기일 수 있다"며 "파생상품 자체가 잘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7~8%까지 쿠폰(수익률)이 나오고 있어 고금리를 기대하는 소비자에게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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