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학력저하 등 부작용 초래"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진보 교육감의 상징으로 여겨진 '혁신학교'가 수술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3선 달성으로 명맥은 유지하겠지만 학력저하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다. 2009년 김상곤 당시 경기도교육감이 도입한 이후 2010년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진보 교육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자리해 있다. 2022.05.23 photo@newspim.com |
3일 '2022 서울형혁신학교 운영 계획'에 따르면 올해 운영되는 서울형혁신학교는 초등 183곳, 중등 46곳, 고등 17곳, 특수 4곳 등 총 250곳이다.
지난 2011년 서울에 혁신학교가 처음 도입됐을 때 서울 전체의 5%(29곳)에 불과했지만 11년 만에 20%(200여곳)까지 늘었다.
3선에 성공한 조 교육감은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과 다양화를 꾀하겠다고 밝히며 혁신학교 운영 방안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조 교육감은 "이미 혁신을 선도하는 그룹이 양적으로는 최대치에 가까워졌다"며 "혁신학교 10년과 조희연 8년 동안 일반학교까지 보편화된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학교의 다양화가 향후 방향이 될 것"이라며 "혁신학교가 잘 하고 있는 독서토론 교육과 최근 추진 중인 생태전환교육 등을 지속하고 스마트미래학습을 통한 실시간 공동수업도 혁신학교가 앞장서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8곳에서 보수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혁신학교를 비롯한 진보 교육감들의 정책 추진 과정에 변수가 생겼다는 분위기다.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했던 보수 후보들도 모두 혁신학교 수정 또는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보수 성향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혁신학교에 대해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현장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학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기초학력 향상'은 진영과 관계없이 대다수 후보의 공약이었다.
학력 향상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상황에서 혁신학교를 향한 학력 저하 비판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의 존치 문제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 등을 통해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정부와의 갈등을 예견하며 오는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첫 의제로 올려 국가적 합의를 통해 방향을 결정하자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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