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전 두고 노조와 대립...갈등 장기화 전망
조직 장악·기업 구조조정 과제 등 과제 산적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의 출근이 노조의 저지로 이틀째 불발됐다. 산은의 부산 이전을 핵심 임무로 부여받았지만 노조는 이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갈등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 회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노조원들이 출근 저지를 위해 정문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강 회장이 나타나지 않자 10여분 만에 철수했다.
전날에도 강 회장은 첫 출근길에 나섰지만 노조의 저지로 발길을 돌렸다. 이후 본점 인근 호텔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서별로 업무 보고도 받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가 강석훈 신임 회장의 출근 저지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2.06.09 yrchoi@newspim.com |
출근길부터 막힌 것은 본점 부산 이전을 놓고 노조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강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정책특보를 맡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함께 새 정부 정책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윤 정부가 국정 과제에 포함시킨 만큼 산은 부산 이전은 강 회장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반면 노조는 강 회장이 부산 이전을 철회할 때까지 출근 저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본점 앞에서 철야 천막농성에도 돌입했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철회를 직접할 수는 없겠지만 직원들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앞장서주기를 원하고 있는데 서로 온도차만 확인했다"며 "출근 저지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과 노조의 대립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전날 강 회장의 제안으로 노조와 상견례를 가졌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추후 논의 계획을 잡지 않았다. 이에 따라 취임식 일정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그간 신임 회장과 노조의 출근길 갈등이 있었을 때 길어도 일주일을 넘긴 적이 없었지만 이전 이슈는 워낙 첨예하다보니 장기화될 수 있다"며 "취임식 준비는 하고 있지만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본점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2.06.09 yrchoi@newspim.com |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직 내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의사에 관심도 없는 수장이 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며 "특히 젊은 직원들의 동요가 커 조직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지방 이전 이슈와 함께 기업 구조조정도 산적한 과제다.
우선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무산된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을 원점에서 진행해야 한다. 지난 4월 매각 계약이 해지된 KDB생명도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해외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 단계에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 문제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취임사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산업은행 전 구성원과 함께 마주하고 있는 당면 과제들을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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