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2~3일)을 계기로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차기 중국 외교 수장으로 누가 될지가 관심이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올 가을 개최될 전망인 가운데 차기 외교 수장으로 왕이(王毅·68)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양제츠(杨洁篪·72)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당대회에서 은퇴할 전망이다. 만 68세에 은퇴한다는 중국 공산당 내부 비공식 규정도 있지만 시 주석은 올해 당대회에서 젊은 지도자들로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라는 전언이다.
왕 부장도 오는 10월 69세로 은퇴 나이 제한에 걸리지만 중국 외교관들과 해외 전문가들은 왕 부장은 이러한 규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왕 부장만큼 경험과 네트워크, 능력을 겸비한 다른 후보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잠시 감춘 양 국원과 달리 왕 부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이례적으로 바빴고 거의 매일 현지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7월 24일 왕 부장은 외교부가 주최한 학술 토론회에서 시 주석의 외교정책을 "획기적"이라고 하고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증가하는 세계 영향력 행사를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는 등 시 주석을 칭송하는 발언을 쏟아 내온 것도 당대회 이후 거취를 의식한 처사로 해석된다.
미국 싱크탱크인 세계안보연구소의 갈 루프트 공동소장은 "왕 부장이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은퇴하게 된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며 "미국과 군사나 기후대응 협력 등의 채널이 끊겼고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 등 외교 채널만 남겨둔 상황에서 왕 부장이야말로 이러한 상황을 다룰 적임자"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2022.08.04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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