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초고령사회' 진입 예상, 연금 등 부담 가중
각 지방 정부, 출산·양육 보조금 지급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인구 감소 및 고령화가 중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출산률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중국 경제 성장을 붙잡을 장기적 위험요인으로까지 지목되면서 중국 중앙에서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출산 장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 당국 "2035년 '초고령사회 진입', 부담 막중"
2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위건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억 67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다. 그중 65세 이상 노인은 2억 명 이상으로 전체의 1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건위는 그러면서 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025년) 60세 이상 노인 인구 수가 3억 명을 돌파하고 전체 인구 대비 60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으면서 중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2035년 전후로는 60세 이상 인구 수가 4억 명을 돌파,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30%를 초과하면서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고령화는 출산률이 저하한 데서 비롯한다. 자녀를 낳지 않으니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5월부터 세 자녀 출산을 허용함으로써 사실상 지난 40여 년간 유지해 온 산아제한정책을 폐지했지만 출산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위건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신생아 수는 1062만 명으로 196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둘째 비율은 41.4%, 셋째 아이 이상 비율은 14.5%로 집계됐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모두 하락한 수치다. 2020년 중국의 출생아 수는 1200만명, 둘째로 태어난 비율은 57.1%였다.
출산률 감소와 인구 고령화는 노동가능인구의 감소를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 전체 인구 중 15~59세의 노동가능인구 비중은 2010년의 70% 이상에서 지난해 63.4%까지 축소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노동가능인구가 감소한 반면 고령인구가 늘어나면 가정에나 정부에나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세입'보다 '세출'이 늘어나고 연금 납부자보다 수급자가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위건위 노령사(老齡司) 왕하이둥(王海東) 사장은 "2050년까지 중국 고령인구 규모 및 비중,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에 대한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와 사회부양비가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고령인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심화가 공공서비스 공급·사회보장제도의 지속적인 발전에 도전을 초래할 것이다. 대응임무가 막중하다"고 밝혔다.
◆ 중앙부터 지방까지 출산장려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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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그간 '인구보너스'를 톡톡히 누려왔다. 거대한 인구가 가져다 준 염가의 노동력은 중국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최근 출산률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가 가시화하면서 이것이 중국 경제 성장의 장기적 리스크로 언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악재로 중국 경제 성장에 경고음이 들어온 현재, 이들 리스크는 단기적인 것일 뿐 인구 절벽과 노동가능인구 감소의 충격을 더욱 크게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유엔은 21세기 말까지 중국 인구가 지금의 14억 명에서 8억 명으로 4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중국이 내년에는 '세계 인구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줘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유엔은 앞서 인도 인구가 2027년이 돼야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었지만 인구절벽이 가시화하면서 그 시기가 4년 빨라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1260만 명. 올해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돼 2040년 중반까지 매년 약 600만 명씩 감소할 것으로 유엔은 내다봤다.
중국은 인구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부터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원정책을 마련하면서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 5월 세 자녀 출산을 허용하고 3개월 뒤인 8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이하 위건위)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교육부, 민정부(내무행정을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소속 부처), 주택건설부 등 17개 부처는 '적극적인 출산 지원 조치 완비 및 시행에 관한 지도의견(의견)'을 발표했다.
'의견'은 결혼·출산·양육·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산 및 양육 서비스 수준 제고 ▲위탁보육 서비스 체계 발전 ▲출산휴가 및 처우 보장 체계 완비 ▲주택 및 세수 등 지원 조치 강화 ▲우수 교육자원 공급 강화 ▲출산우호적 근무환경 조성 등 7개 분야 20개 세부 정책을 담고 있다. 이 중 주택 지원과 관련해서는 임대주택 보급 등에 있어 다자녀 가구를 우선적을 고려하고 다자녀 가구의 생애 첫 주택 구매 시 주택연금 대출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조치 등이 포함됐다.
최근에는 지방정부의 출산 장려 조치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대부분 출산 및 양육 보조금 지급과 부동산 구매와 교육 등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윈난(雲南)성은 최근 '출산정책 고도화로 인구의 장기적 균형 발전을 촉진에 관한 실시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2035년까지 윈난에 출생신고 한 둘째·셋째 자녀에 대해 각각 2000위안, 5000위안의 일회성 출산보조금을 지급하고 매년 800위안의 양육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해당 방안의 골자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역시 지난 8월 초 출산 보조금 지급 계획을 내놨다. 셋째 이상부터 자녀당 1만 위안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매년 약 2000만 위안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싱안링(大興安嶺)지구 위건위도 셋째 이상부터 자녀당 2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만 3세까지 둘째 자녀에 매월 300위안, 셋째 자녀에 매월 500위안의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공개 의견 수렴 중이다.
충칭(重慶)시 주택연금관리센터는 이달 초 '주택연금 개인주택구매대출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다자녀 가구의 주택구매대출 한도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부부 중 한 사람만 연금에 가입해 있을 경우 최대 60만 위안, 부부 모두 연금에 가입해 있을 경우 최대 120만 위안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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