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종사자 3년간 10.7% 감소
문 닫는 가게 늘어…공실률 10% 돌파
유통구조가 급변하면서 전통시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온라인 거래액은 매년 수십조씩 증가하는 반면 전통시장 매출액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활기를 찾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오늘날 전통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바람직한 생존법과 정부의 대책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부산 남구에 위치한 용호삼성시장, 문을 연 지 40년이 지난 이곳은 여느 시장과 다를 바 없이 정육점이나 철물점같은 익숙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그러나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가 금세 느껴진다. 전체 47곳의 점포들 중 10곳가량이 비어 있는 상태였다.
[전통시장 생존법] 글싣는 순서
上. 벼랑끝 내몰린 전통시장…3년간 8000곳 폐업
中. 시설 노후화에 온라인쇼핑 생활화…전통시장 이중고
下. 온라인 판매는 숙명…특성 살린 맞춤형 전략 필요
시장 관계자는 "시장이 원래도 점점 죽어가고 있었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 이후 그 변화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제는 회복의 기미조차 없다"고 힘없이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5분의 1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남구에 위치한 용호삼성시장. 코로나 사태 이후 손님이 줄면서 점포 공실률도 덩달아 증가했다. 오른쪽 사진에서 빈 공간은 기존에 노점이 있던 자리다. [사진=용호삼성시장] 2022.11.23 victory@newspim.com |
◆ 전통시장 점포수·종사자 내리막…빈 점포수는 증가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매년 발표하는 '전통시장 상점가 및 점포경영 실태조사'를 보면 전통시장의 상황이 얼마나 악화하고 있는지 수치로 드러난다.
2017년 36만4000명이었던 전통시장 종사자 수는 3년 새 10.7%나 줄어 32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입었던 해다.
전통시장 내 점포 공실률도 증가했다. 비어있는 점포 수를 전체 점포 수(노점 제외)로 나눠 계산하면, 2017년 8.7%였던 공실률은 2020년 10.3%로 증가했다. 시장이 아예 소멸한 경우 빈 점포 수 통계에 잡히지 않아 실제로는 이보다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 중인 점포 수만 놓고 따져보면 2017년 19만곳에서 2020년 18만2000곳으로 감소했다. 3년간 8000곳(4.2%)의 점포가 문을 닫은 것이다.
[자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2.11.23 victory@newspim.com |
◆ 전통시장 매출 '선방'은 착시현상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이 어렵다는 데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선 의견이 나뉜다. 일각에서는 전통시장의 매출 통계 등을 근거로 '그래도 선방'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최근 10년간 전통시장의 연매출 추정액은 20조원대를 유지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도까지의 통계만 보면 오히려 완만한 증가세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매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여러 변수들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소멸 중'이라는 분석이 현실에 더 가깝다. 전통시장 수요 진작을 위해 발행되는 온누리상품권이나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각종 지원사업들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거래가 늘면서 새로 집계된 매출액의 경우 거래 수단만 바뀌었을 뿐 실제 매출이 증가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들로 전통시장이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매출액이 착시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2.11.23 victory@newspim.com |
소상공인 컨설팅 업무를 해온 A씨는 "데이터를 보정하는 작업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며 "현재 파악되는 전통시장 매출액을 100% 신뢰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도 최근 카드 매출이 급증했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씨는 "기존에는 현금 비중이 70%였지만 (정부가) 지원금들을 카드 형태로 지급하면서 카드 비중이 90%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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