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올해는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운 환경"
신한·하나, 고객 중심의 혁신 강조…'위기를 기회로'
삼성·KB국민, 내실 성장 추구…리스크 관리 중요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입을 모아 올해 카드업계가 고물가, 고금리로 그 동안 경험하지 못 했던 어려운 경영환경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각 카드사들은 어려운 영업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몸집 부풀리기 대신 안정을 선택하거나, 반대로 혁신을 선택한 모습이다.
왼쪽부터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사진=각 사] |
◆'위기를 기회로'…신한·하나카드 고객 중심 혁신 강조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문동권 신한카드 신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경험 혁신을 강조했다. 문동권 사장은 "방대한 고객과 데이터를 품은 국내 1등 카드 사업과 신한금융그룹의 네트워크 기반 위에 '고객 중심 디지털'을 접목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구현해나가자"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올해 소비자보호본부와 DX본부를 신설하고, 내부통제파트를 별도로 분리했으며, 사기거래와 부정사용 등을 방지하는 FD팀을 소비자보호본부로 이동시켰다. 문동권 사장은 "변화와 위기 속에서 '고객 중심'의 혁신을 통해 올해를 더 큰 성장과 도약의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영업통'으로 불렸던 이호성 하나카드 신임 대표이사도 혁신을 강조했다. 이호성 대표이사는 "지난 31년간의 영업 현장에서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또 다른 성장의 기회이고 끊임없이 준비하고 변하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며 "현재 하나카드의 상황을 직시하고 정확한 목표를 설정한다면 시장을 리드하는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과감한 혁신 정신과 적극적인 실행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4대 혁신 과제로 ▲고객을 위한 혁신 ▲사업 모델 혁신 ▲우리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경영(ESG) 혁신 ▲기업문화 혁신을 꼽았다. 이호성 대표이사는 "어느 때보다 대내외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스스로 '혁신을 통한 하나카드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솔선수범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경험하지 못 한 어려움'…삼성·KB국민카드 내실 성장 추구
안정과 내실 경영을 강조한 CEO도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및 우려 속에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몇 년간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 강화로 악화되는 환경에 대응력을 높이고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며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플랫폼 모니모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핵심자원인 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과 제휴사에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자"고 강조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내실 성장과 혁신을 동시에 강조했다. 이창권 사장은 "본업에서의 체질 개선과 내실있는 성장, 신사업 고도화로 수익기반을 강화하자"면서도 "올해의 복합 위기는 모두의 위기임과 동시에 모두의 기회가 될 수 있기에 우리의 나침반인 고객을 따라 1등 카드사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만들자"고 밝혔다.
이어 "본업에서의 체질 개선과 내실있는 성장 신사업 고도화로 수익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영토를 개척하며, KB페이를 통한 고객 경험의 혁신을 추구하자"며 "또, 유연하고 빠른 조직으로 변화하고, ESG 경영을 선도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경영 가치를 확산하자"고 밝혔다.
카드사 CEO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을 모아 플랫폼을 강조했으나 올해 경영악화가 전망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 탐색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는 올해 자금조달로 인한 이자비용이 전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 카드사들의 영업수익이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단순 가정하면 이자비용 증가분만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 2019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수익성 제고 노력에도 상당 수준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로 인해 연초부터 한도 축소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은 지난달 개인회원을 상대로 이용 한도를 정기점검한 뒤 일부 회원들의 한도 하향 조정을 통보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