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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여성·기자 시선으로 풀어낸 살인의 추억, '보스턴 교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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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가 1960년대를 살았던 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보스턴 연쇄살인사건을 되짚어본다. 수많은 벽에 부딪히지만, 누구보다 당사자인 여성의 집요한 서스펜스 추리물을 선보인다.

17일 공개되는 '보스턴 교살자'는 '하우스 오브 구찌'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의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고 급부상하는 신예 감독 맷 러스킨 감독이 연출을, 키이라 나이틀리, 캐리 쿤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두 명의 여성 저널리스트가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의 연관성을 찾아내고 경찰이나 범인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으로 완성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 2023.03.10 jyyang@newspim.com

◆ 미국판 '살인의 추억' 보스턴 연쇄살인사건…실감나는 연기로 표현 

'보스턴 교살자'는 전미 역사상 가장 악명 높았던 범죄를 일으킨 보스턴 연쇄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최초 보도한 두 저널리스트 '로레타'와 '진'이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사건을 집요하게 쫓는 범죄 실화 추적극이다. 로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쉽지 않은 범죄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의 파트너로 낙점된 진(캐리 쿤)은 물불 가리지 않는 취재력으로 편집장의 신임을 받는다. 두 사람은 보수적인 인식, 협조하지 않는 경찰들에 가로막히지만 여성 기자로서 한계를 넘어 취재를 계속한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전 세계적인 흥행작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조 라이트 감독과 협업한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안나 카레니나'의 히로인다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직장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여성 저널리스트로서, 또 실제로 위험에 직면한 잠재적 여성 피해자로서 '보스턴 교살자'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자연스레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어머니와 아내로, 또 유력 용의자 앞에서 두려움에 직면하는 여성으로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자극한다. 보이시한 분위기, 당찬 그의 표정과 대비되는 떨리는 눈동자가 복합적인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 2023.03.10 jyyang@newspim.com

캐리 쿤의 진은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여자다. 자신에게 일자리를 준 편집장을 위해 스스로의 앞가림에 열중한다. 로레타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마치 해결사처럼 그간의 노하우를 발휘하는 진 덕분에 두 여자의 콤비플레이가 빛을 발한다. 라이벌에서 조력자, 이후 앙숙을 거쳐 공생 관계로 변화하는 둘 사이의 케미스트리도 이 영화를 힘있게 끌어가는 한 축이 된다.

◆ 왜 두 여성 기자는 멈출 수 없었나…지극히 현실적 묘사에 '씁쓸한 뒷맛'

'보스턴 교살자'는 그간 대부분의 스릴러, 추리물에서 대부분 형사, 탐정의 시선에서 풀어가던 추리를 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확장했다. 단 하나의 증거와 진술을 위해 맨땅에 헤딩하듯 전화번호부 속 같은 성씨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장면은 새삼스럽고 낯설다. 그럼에도 로레타와 진은 같은 여성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진실을 향해 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 2023.03.10 jyyang@newspim.com

영화 곳곳에는 로레타와 진이 쓴 기사 내용과 헤드라인이 내레이션으로 삽입됐다. 무척이나 생생하게 와닿는 비유적인 표현법은 그 의미를 곱씹게 하고, 자연스레 사건의 심각성이 강조된다. 두 사람의 기자라는 직업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신선한 연출이다. 나름대로 고군분투하지만 성과가 없는 경찰들의 수사, 이들의 취재를 따라 조금씩 또렷해지는 사건의 진실도 탄식과 쾌감을 오가게 하는 흥미 포인트다.

'보스턴 교살자'의 결말은 이상적이지 않다. 사건의 진실은 낯설고 기가 막히지만 현실적이다. 범죄의 타깃이 된 여성으로서 당사자성, 진실 그 자체를 따라가야 한다는 저널리즘, 모든 사건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마지막 장면에서 '보스턴 교살자들'로 바뀐 로레타의 원고 제목이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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