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6:우리는 어떻게?' 주제…인류 문명에 질문
동인천·군산·경기도 마을 등 장소특정적 프로젝트
관람객 참여형 게임 선봬…선택형 질문에 대한 행동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인간의 종말론을 뜻하는 '인류세'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과 함께 지금으로부터 63년 후인 2086년에는 인구가 정점에 이를 것이며, 이는 곧 수많은 사회 문제가 정점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5월 베니스비엔날레 제 18회 국제건축전에 참가하는 한국관의 전시는 이러한 현상을 반영해 한국의 국제도시인 동인천, 소도시 군산, 경기도 마을 등 세 커뮤니티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미래에 우리가 살아갈 새로운 생태계를 예상하고 탐색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소익 감독이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4.12 89hklee@newspim.com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협력·후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는 1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오는 5월20일 개막하는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 제 18회 국제건축전에서 선보일 한국관의 전시계획안을 발표했다.
한국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박경, 정소익 두 사람의 공동 예술감독 체제로 준비하는 이번 한국관 전시는 '2086:우리는 어떻게?'라는 주제로 세계 인구가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2086년에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에 관한 질문과 탐구를 보여준다. 이날 정소익 감독과 김월식 작가, 정재경 작가가 현장에 참석, 박경 감독은 미국에서 생중계로 간담회에 함께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재경, 어느 미래, 2023,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8분, 정재경 제공 2023.04.12 89hklee@newspim.com |
정소익 감독은 "환경 위기부터 출발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며 "저희가 보다 관심을 가진 건 환경 위기가 왔을 때 '물리적 환경은 무엇인가', '(도시는)어떻게 생겼을 것인가'를 다루는 것을 넘어서서 도대체 이 문제가 생긴 이유는 무엇인지 탐구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변화시키는게 충분할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과 미래의 물리적 환경을 예상하는 시나리오와 그 이면에 있는 우리의 생각과 욕망 등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방문자가 환경 문제를 촉발한 원인과 사회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하고 선택하는 기회를 부여한다. 그리고 관람 과정에서 각자 선택의 책임을 분명하게 인지할 것을 촉구하고, 장소특정적 프로젝트와 게임을 통해 풀어나간다.
장소특정적 프로젝트에는 세 개의 도시 건축적 미래 시나리오와 한 개의 영상 작업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도시재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 300만명의 글로벌 거대도시인 인천, 26만명의 중규모 도시인 군산, 1360만명의 경기도 안에 점점이 위치한 저밀도 마을 등 서로 다른 규모와 맥락을 가진 세 지역을 대상으로 이들의 도시화, 현대화, 서구화 과정과 그 과정 중 나타난 갈등과 모순 등을 조사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N H D M Architects, 4 호선, 프로젝트 _이주하는 미래_, 2023, 종이에 디지털 프린트, N H D M Architects 제공 2023.04.12 89hklee@newspim.com |
그리고 인류의 생태문화적 진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이는 변증법적 과정에 비춰 이들의 2086년의 모습을 상상한다. 이 세 도시의 도시건축적 미래 시나리오는 지역 전문가와 건축가가 팀을 이뤄 작업했다. 영상 작업은 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가상의 상황극을 기획해 만들어졌다.
방문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Together How 게임'이 마련됐다. TV 퀴즈쇼 형식이며 정해진 자리에 앉은 네 명의 참여자가 멀티비전 영상 속 진행자가 던지는 7개 질문에 답하는 11분짜리 세션을 반복해 진행한다. 참여자가 선택한 답의 결과는 전광판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해진 세션 시간표, 제한된 참여자 수, 그리고 시청각적으로 공간 전체를 체우는 게임은 방문자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다양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게임에서 반복되는 질문은 경제, 사회, 자원과 국토에 관한 이슈다. 플라스틱을 사용할 것인지, 육식과 아보카도를 탐닉할 것인지를 묻는 대신 우리의 욕망의 실체가 무엇인지, 얼마나 관심을 두고 주변을 바라보고 행동할 것인지 혹은 방관할 것인지 묻는다. 지금의 환경 위기와 인류 멸종 시나리오가 우리가 순간순간 내리는 사회경제적, 정치적 선택의 종합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월식, 샤먼, 2023, 단채널 비디오, 흑백, 2분 9초, 김월식 제공 2023.04.12 89hklee@newspim.com |
정재경 작가는 3채널 비디오 작품 '어느 미래'를 통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위기와 희망 사이 끊임없이 흔들리는 2086년의 어느 도시 상황을 그려낸다. 김월식 작가와 건축가 팀 NHDM(황나현, 데이빋, 유진 문)은 이동과 이주라는 주제어를 도출하고 다양한 공동체의 공존과 공생에 대한 화두를 던진 '이주하는 미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미래 마을 이야기를 담은 콜라주 시리즈, 미래 공동체의 다양한 믿음을 아스키로 표현한 그림들, 이주민의 삶의 궤적을 드러내는 스토리텔링 등이 펼쳐진다.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 전시는 오는 5월20일부터 11월26일까지 개최된다. 한국관 전시개막식은 18일 오후 4시15분 한국관 앞마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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