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사형 등 강력 처벌에도 '마약 중독자만 20만 명'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코로나19 방역완화 이후 베트남에서 항공을 통한 마약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정부가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등 강력 처벌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되레 확산해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1일 베트남 공안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3월 항공로를 통해 압수된 마약이 지난 5년 치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공안당국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76건(110명)의 마약밀수 범죄를 해결하면서 수만㎏의 마약을 압수했는데, 올 1분기 압수한 양이 이보다 5배나 더 많다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항공우편이나 승객들을 통해 몰래 들여오는 마약밀매가 코로나19 방역완화와 여행제한 해제 등의 분위기를 타고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수 지역은 순도가 높고 가격이 저렴한 유럽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는 21명이 600㎏의 마약을 몰래 들여오다 공안당국에 검거됐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항공 승무원 4명을 통해 프랑스에서 호치민 떤션넛 공항으로 마약 50㎏을 치약 등에 숨겨 밀수하려던 일당 65명이 붙잡히기도 했다.
베트남은 마약범죄를 세계에서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나라 중 하나다. 헤로인 600g 이상, 또는 필로폰 2.5㎏ 이상을 소지하거나 밀수한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100g 헤로인이나 300g의 다른 불법 마약류를 제조·판매하다 적발돼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베트남 법원은 지난 25일에도 몰래 들여온 수백㎏의 필로폰을 거래하려다 지난해 12월 검거된 운반책 남성 1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강력한 처벌에도 베트남 내 마약중독자가 20만 명이 넘고, 6만 명 이상이 마약을 몰래 복용하고 있다는 게 베트남 공안당국의 분석이다. 베트남 사회악예방부(MOLISA)는 중독자의 약 95%가 합성마약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70~75%가 17~35세 청년층이라는 통계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2023.05.01= 항공 택배를 이용, 마스크 속에 마약을 넣어 밀매하려던 일당으로부터 베트남 세관이 압수한 마약. VN익스프레스 캡처 simin198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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