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총책 B씨 인터폴 적색수배·국제 공조수사 요청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국내 불법 통신중계소에서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되는 중계기 부품들을 해외 배송받아 중계기를 조립해 전국에 유통시킨 일당 14명을 경찰이 검거했다.
국내 불법 통신중계소에서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되는 중계기 부품들을 해외 배송받아 중계기를 조립해 전국에 유통시킨 일당 14명을 경찰이 검거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올해 1월부터 국내 불법 통신중계소에서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되는 중계기 부품들을 해외 배송받아 중계기 375대를 조립 후 전국 불법 통신중계소로 공급한 국내 공급총책 A씨(37)를 비롯해 유통책・대포유심 공급책・관리책 등 14명을 검거해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게이트웨이 87대, 노트북 6대, 라우터 42대, 휴대전화 110대, 유심 466개 등 관련 증거물 총 750대를 압수했다.
해외를 거점으로 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일반 국민들이 국제전화번호 또는 인터넷전화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잘 받지 않고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상대적으로 잘 받는다는 점에 착안해 발신 번호를 010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핵심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화금융사기 전담팀은 경기지역 불법 통신중계소 단속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 불법 통신중계소 설치지역을 오가며 단속에 전념했고, 최근 중계소 관리책(운영자)과 유통책들을 검거하면서 이들로부터 확보한 단서들로 중계기를 공급한 상선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결국 관리책・유통책 수사 등을 통해 공급총책 A씨를 검거했다.
조사결과 A씨는 해외 중계기 총책으로부터 위챗 등 메신저로 지시를 받아 단자・중계기 박스・안테나 등 부품들을 배송받아 조립 대가로 1개당 15만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총 375개 중계기를 조립 후 해외 총책이 지정한 배송지역에 퀵서비스・고속화물 등을 이용 유통책・관리책들에게 전달하는 유통방식으로 수사기관 추적을 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A씨는 중계기 속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공급했는데 이는 해외 조직이 중계기가 특정 지역에 배달되었는지 또는 단속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자료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공급한 중계기는 수도권 13개소, 충청권 6개소, 전라권 15개소, 경상권 10개소 등 총 44개소 통신중계소가 단속돼 전국 분포돼 있었고, 전담팀이 검거한 A씨 등 14명(전원구속)을 포함한 관련 유통・관리책들은 총 30명이 전국 경찰관서에서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담팀은 A씨에게 중계기 부품을 해외에서 배송하고 유통을 지시한 해외총책 B씨를 특정하고, 인터폴 적색수배 등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해 추적 중이다.
아울러 단속된 중계소들을 통해 피해를 입은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는 182명, 피해금액은 46억 상당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범행에 이용된 대포유심 전화번호 520건에 대해서는 모두 통신사에 이용중지를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해외 배송된 중계기 부품들을 수령한 물류회사에 대하여는 서울세관과 해외 발송업체, 수령부품 확인 등 합동점검을 완료했고 위법행위 발견시 절차에 따라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중계기에 사용된 대포유심 명의자들을 순차 검거하고 유통 등에 가담한 잔여 공범과 해외총책 등 상선 추적・검거에 계속 전념할 예정이며, 전화금융사기 근절을 위해 8대 범행수단 단속을 적극 전개하여 단순 명의 제공자부터 유통・공급 가담자들은 끝까지 추적하여 물적・인적 기반을 차단할 방침으로 피해 예방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외 전화금융사기 조직들은 '재택근무, 고액알바' 등 거짓 광고를 통해 취업·경제난을 겪는 시민들을 범행 가담에 유혹하고 있으니 구인광고 등에 기재된 업체는 실체 유・무를 면밀히 확인하는 한편, 전화금융사기 범행임을 모르고 가담하더라도 관련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될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할 것과 최근 건물옥상 분전함 또는 아파트 계단 등에 중계기를 위장・설치한 불법 통신중계소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한 시민들은 경찰에 적극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