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 "훈련 사전 통보는 있었지만 비행계획 공유 안 돼"
美 B-52H·中 J-16·러 IL-20까지 동시 출격… 서해·동해 전선 '포화'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지난 18일 서해상에서 주한미군 전투기와 중국군 J-16, J-11B 전투기가 맞대치한 직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직접 항의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동맹 내에서 미군의 공중훈련 절차에 한국 측이 항의 의사를 공식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2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안 장관은 당시 긴급보고를 받은 직후 브런슨 사령관에게 통화해 "훈련이 민감한 서해 공역에서 진행된 만큼, 구체 비행계획을 사전에 공유했어야 했다"는 취지로 유감을 표했다. 주한미군 측은 이번 훈련 전에 한국군에 '비행 일정 통보'는 했으나, 훈련 목적이나 비행 구역, 고도 정보를 세부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승 합참의장 역시 같은 날 브런슨 사령관에게 전화해 비슷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설 연휴 기간인 18~19일 서해상에서 F-16 전투기 10여 대를 동원해 약 100회 이상 출격한 것으로 파악된다. 규모로만 따지면 2017년 이래 최대 수준의 공중훈련이다. 전투기들은 오산기지를 이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사이의 중립 공역까지 비행했다.
미군 전투기가 CADIZ 인근으로 접근하자 중국군은 J-16과 J-11B기를 긴급 출격시켜 가시권 내에서 '병행비행(Shadow Flight)'을 실시하며 대치가 이어졌다. 다만 양측 모두 상대 식별구역 진입은 하지 않은 채 상황은 종료됐다.

한편, 미·일 양국은 16일과 18일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벌였으며, 괌에서 출격한 B-52H 전략폭격기 4대가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B-52H는 18일 제주 남방 공역에서 대만 방향으로 이어지는 해역 상공을 비행하다 한때 서해 북상 구역까지 진입했다. 같은 시각 러시아군 정보수집기 IL-20이 독도 북방 동해 상공에 접근하면서 한·미·일·중·러 주요 공군기가 동시에 활동하는 긴장 구도가 형성됐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0일 "미군이 최근 황해 공역에서 활동하자 인민해방군이 법과 규정에 따라 해·공군 병력을 조직해 전 과정 감시·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황해를 "중국 수도권과 보하이(渤海)를 잇는 전략 관문"이라 규정하면서, 미군의 '항행의 자유' 활동이 실제로는 전자정보 수집을 위한 전략적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이번 일련의 움직임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서 제1도련선(第一島鏈)을 따라 중국을 견제하는 활동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말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제1도련선 통제력 확보"를 천명한 이후, 미군의 서해·동해상 전략자산 전개 빈도도 급격히 늘었다.

국방부는 이날 "한국이 한미일 공중연합훈련 제안을 거절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은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훈련 사전조율 절차 미비로 인한 한미 간 조율 문제"라는 현실적 마찰음이 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