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요 감소 반면 '감성세대' 프로젝터 수요는 증가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텔레비전 제조 업체들이 프로젝터(영사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TV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감성'을 추구하는 젊은층 소비자 사이에서 스마트 프로젝터 등이 필수품이 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보도에 따르면 중국 TV 및 스마트 홈 설비 제조 업체인 스카이워스(Skyworth· 촹유디지털)는 지난 18일 스마트TV 제조 자회사인 쿠카이(酷開·Coocaa)가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인 징둥팡(京東方)과 손잡고 LCD 프로젝터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또 다른 대형 가전 업체 하이신스상(海信視像·Hisense) 역시 같은 날 서브 브랜드 비다(Vidaa)가 만든 레이저 프로젝터를 정식 출시했다.
현재 중국의 주요 프로젝터 브랜드는 200여 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 면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반면 최근 프로젝터 수요가 증가하자 가전 제조 업체부터 인터넷 기업, 콘텐츠 제작 업체 등이 잇따라 프로젝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룬토(RUNDO·洛圖科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V 판매량은 74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스마트 프로젝터 판매량은 142만 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지난 한해 중국 스마트 프로젝터 시장 판매량은 617만 8000대, 매출액은 125억 3000만 위안(약 2조 3530억원)이었다고 룬토는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각각 28.6%, 7.9% 증가한 것이다.
프로젝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데 대해 룬토 애널리스트 류딩쿤(劉定坤)은 'Z세대'를 대표로 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스마트 프로젝터 등 신제품에 강한 호기심과 구매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대형 화면을 선호하게 됐고, 프로젝터의 대형 스크린과 스마트·인터렉티브 등과 같은 프로젝터의 특징이 온라인 수업·원격 사무·게임·홈트레이닝 등의 새로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며 "신규 브랜드 등장과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프로젝터 시장 규모 확대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한편 중국 프로젝터 시장이 몸집을 키우면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지만 중·고가 제품 시장에서는 디지털광원처리(DLP) 타입의 제품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 제품군에서는 미국·독일 등 반도체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국 로컬 업체들이 자체 LCD 영사 기술을 개발하긴 했지만 휘도 면에서 여전히 뒤쳐져 있다는 점도 중국 업계의 한계점이라고 매체는 언급했다.
최근에는 LCD 타입 제품이 DLP 타입을 뛰어넘어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다. 룬투 자료에 따르면 중국 프로젝터 시장 중 DLP 타입 제품 비중은 2020년의 66%에서 올해 1분기 29%로 감소했다. 반면 LDC 타입 제품 판매 비중은 2020년의 34%에서 올해 1분기 69%로 확대됐다.
룬투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기술 (중국)국산화에 힘입어 올해 LCD 프로젝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가량 늘어난 450만 대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전체 판매량 대비 비중은 66%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