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벌레 금동장식, 직물 말다래 일부로 확인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에 사용된 직물 발견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14년부터 추진한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에 대한 정밀발굴조사와 과학적 연구‧분석 결과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와 피장자의 머리 꾸밈새,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됐던 직물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4일 쪽샘 44호분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1350일간의 조사과정에서 돌무지덧널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공정을 복원했고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과 협업한 연구 성과와 이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성과가 밝혀져 더욱 의미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주인공 착장 장신구 일괄 [사진=문화재청] 2023.07.04 89hklee@newspim.com |
'쪽샘'은 쪽빛 하늘이 그대로 비치는 샘이 있다고 해 붙여진 지명으로 경주 시내에 자리한 쪽샘지구에는 4~6세기의 신라 귀족들의 무덤이 800여개가 포진돼 있다. 그중 44호 돌무지덧널무덤은 5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금관총·서봉총 등 왕릉급에 준하는 돌무지다. 연구소 관계자는 "무덤의 크기와 발굴된 유물의 종류 등으로 보아 무덤의 주인공은 150cm 키에 10대의 신라 공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 공간에서 수백 점이 확인된 비단벌레 금동장식에 대한 오랜 기간의 분석과 연구 끝에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죽제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서 만든 바탕 틀(크기 80x50cm)의 내면(마직물 1장)과 외면(마직물, 견직물 등 3장)에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심엽형(나뭇잎 모양) 장식과 금동 영락(달개) 장식, 금동 대 등을 배치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금귀걸이 [사진=문화재청] 2023.07.04 89hklee@newspim.com |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경주 쪽샘 44호분 비단벌레장식 말다래 재현품 [사진=문화재청] 2023.07.04 89hklee@newspim.com |
심엽형 장식은 금동판에 비단벌레 딱지날래 2매를 겹쳐 올리고 그 위에 다시 금동주연대를 올린 후 실로 고정해 제작했다. 1점의 영락 장식에 4점의 심엽형 장식이 결합해 꽃잎모양을 구성했고 이러한 꽃잎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돼 있어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또한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는 폭 5㎝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이 발견됐다. 분석 결과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의 형태를 통해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모양 꾸밈새도 추정할 수 있었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 사용됐던 직물도 발견됐다. 분석결과 금동관 내부에서는 마직물, 견직물 등 다양한 직물이 확인됐고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연료 미상) 3가지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도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금동관에서 출토된 머리카락 [사진=문화재청] 2023.07.04 89hklee@newspim.com |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금동신발 [사진=문화재청] 2023.07.04 89hklee@newspim.com |
또한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毛織物) 등이 확인됐으며, 뚫음무늬 사이로 금직물의 색상이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해당 직물들은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직물 연구사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4일부터 7월 12일까지 쪽샘유적발굴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출토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해 공개한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