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혐의 적용해 추가 선고...30년형 수감 위기
유엔, 美등 반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복역중인 러시아 대표적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19년의 징역형이 추가로 선고됐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4일(현지시간) 나발리가 극단주의 단체를 조직해 활동하게 하고, 자금을 지원한 등의 극단주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19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나발니에 대한 러시아 법원의 다섯번째 선고로, 나발니는 러시아 검찰에 의해 이미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9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러시아 법원에 나온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로이터 뉴스핌/ 법원 화상 캡쳐] |
나발니와 그의 지지자들은 러시아 검찰이 지난 2011년 창설된 반부패 재단 활동을 극단주의로 몰아 불법화하고 이를 소급해서 범죄화했다며 이번 판결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부패 재단 활동 등을 통해 나발니는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20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후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독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극적으로 회복됐다.
당시 나발니는 러시아 정보당국이 사용해왔던 독극물 '노비초크'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져 러시아 당국의 암살시도 의혹이 불거졌지만, 크렘린 당국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나발니는 건강을 회복한 뒤 지난해 1월 러시아에 귀국했지만, 사법 당국에 즉각 체포돼 수감됐다.
러시아 법원은 나발니에 대해 기부금 횡령 및 사기, 법정 모욕 협의 등을 합쳐 지금까지 11년이 넘는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에따라 이번에 19년 형이 추가돼 복역할 경우 나발니는 30년의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이같은 판결은 정치적 탄압이라며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법제도를 도구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라면서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에 대한 인권 침해를 즉시 중단하고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국무부도 나발니에 대한 새로운 선고는 "부당한 재판에 의한 부당한 결정"이라면서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