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개인 투자자 주요 테마주 순매수량 105만주
외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 44만주와 53만주 순매도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최근 불거진 테마주 열풍에 개인 투자자들이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주가가 요동치는 동안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개미'들보다 한발 앞서 매도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 한주간(8월 16일~8월 23일) 개인 투자자는 주요 테마주(맥신주·초전도체주·양자컴퓨터주)를 순매수한 반면, 외인과 기관 투자자는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08.24 stpoemseok@newspim.com |
구체적으로 개인 투자자는 5개 테마주(경동인베스트·태경산업·신성델타테크·코위버·옵티시스)의 주식을 105만 433주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 44만 5245주와 53만 9310주를 팔아 치웠다.
문제는 테마주 특성상 주가가 갑자기 하한가를 찍는 등 변동성이 심한데,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커진다는 것이다.
대표적 맥신주 테마주인 경동인베스트의 경우 지난 21일 2거래일 연속 29%대 주가 상승률을 보였으나, 바로 다음 날 29.98% 급락했다. 이 기간 개인은 2만 193주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만 1552주와 8887주를 팔아 치웠다.
또 초전도체주인 신성델타테크는 21일부터 23일까지 하한가와 상한가를 오르내리며 급등락했는데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16만 3022주를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순서대로 12만 6700주와 30만 2083주를 팔아 치웠다.
전문가들은 기관과 외인 투자자가 개인 투자자보다 기업 가치와 주가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테마주 투자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 전문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와 적정 가격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뒀다"며 "개인투자자들보다 훨씬 빨리 주가 변동을 예측·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테마주 투자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명 '개미'들의 피해가 막심한데도 불구하고 테마주 열풍은 식지 않는 모양새다. 이달 초만 해도 초전도체 관련주가 급등했다가 지난 21일 맥신주로 수급이 쏠렸고, 맥신주 흥행이 일어난 지 고작 이틀 후에 양자컴퓨터의 주가가 오르는 등 테마주의 등장 주기가 점점 단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테마주 열풍이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제가 20년간 시장을 관찰한 결과, 특정 기업의 재무적 기반이나 장기적 성장세를 관측하기 힘들수록 추상적인 근거나 투기적 성격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며 "왜 올라가는지 모르는 종목들이 급등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꼬집었다.
서 연구원도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도 없고 경기 자체도 안 좋다 보니 자꾸 근거없는 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다"며 "반도체 업종처럼 강한 실적 상승 동기로 올라가는 업종이 있으면 테마주는 애초에 생길 일도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개인 투자자의 테마주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성장성과 가치를 판단하지 않고 주변의 풍문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 안 된다"고 했으며, 유재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실적이나 시장 조건 등 실질적 근거를 갖고 분석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 자체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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