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커피 팀홀튼 상륙...5년 내 150개 매장 목표
한국선 가성비 아닌 프리미엄...아메리카노 4000원
옛 투썸 플래그십 매장 부지인 강남대로에 1호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한국은 역동적이고 발전된 시장으로 한국 고객들은 새로운 커피 브랜드를 원하고 시도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팀홀튼의 운영사인 글로벌 외식기업 브랜드 RBI그룹 아시아 총괄(APAC) 라파엘 오도리지(Rafael Odorizzi) 사장은 "한국은 커피 사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전체 시장이 성숙한 만큼 팀홀튼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포화상태인 한국 커피 시장에 진출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팀홀튼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 신논현역점에서 미디어 초청 세션을 열고 한국시장 진출을 알렸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인 팀홀튼은 전 세계 17개국에 5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필리핀, 중국, 태국, 파키스탄, 인도, 싱가포르에 이은 일곱 번째 론칭 국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RBI그룹의 라파엘 오도리지 아시아 총괄 사장. 2023.12.12 romeok@newspim.com |
팀홀튼은 오는 14일 신논현역점을 정식 개점하고 28일에는 또 다른 플래그십 스토어인 선릉역점은 연다. 특히 1호점인 신논현역점은 과거 투썸플레이스가 운영하던 플래그십 매장이 있던 부지에 자리 잡았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016년 원두를 직접 볶는 로스터리 콘셉트의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철수했다.
신논현역과 강남역이 이어지는 강남대로는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윙스탑 할랄가이즈 등 글로벌 외식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하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는 '오픈런 현상'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주 공략 대상으로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팀홀튼은 신논현역점과 선릉역점 등 올해 2개 매장을 시작으로 5년 내 150개 매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 등 중심 지역에 직영점으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추후 가맹사업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타입 매장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메뉴는 한국시장을 위해 개발한 '메이플 라떼'를 포함한 46종의 커피 음료와 8종의 아이스캡, 14종의 논커피 음료, 총 22종의 도넛과 샌드위치 등 총 90여 종이다. 더블더블, 아이스캡, 프렌치바닐라 등 시그니처 메뉴도 한국에 선보인다. 특히 도넛과 멜트 등 베이커리는 모두 매장에서 굽고 조리하는 점을 특화점으로 내세웠다. 멜트는 팀홀튼 특유의 따뜻한 샌드위치다.
캐나다 현지에서 '가성비' 커피로 유명한 팀홀튼의 한국 시장 전략은 가성비가 아닌 '프리미엄'이다.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 가격은 4000원으로 책정했다. 그 외 제품 가격은 ▲블랙커피(브루커피) 3900원 ▲카페라떼 4600원 ▲오리지널 아이스캡 5100원 ▲자바칩 아이스캡 5900원 ▲메이플 치즈 멜트 6200원 등이다.
이는 캐나다 현지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다. 캐나다에서는 아메리카노를 2490원에, 카페라떼 3252원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캐나다 대비 국내 시장에서 대표 제품 가격이 40~60%가량 높은 셈이다. 또 메가커피, 빽다방, 이디야커피 등 국내 저가커피 브랜드와 비교해도 가격대가 높다. 이들 3개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가격(뜨거운 커피 기준)은 각각 1500원, 1500원, 3200원이다.
이에 대해 팀홀튼 측은 국내외 시장 상황을 반영한 '합리적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팀홀튼이 제시한 아시아 3개국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각각 4402원, 4624원, 4196원이다. 팀홀튼 관계자는 "주요 메이저 브랜드 대비 또 팀홀튼이 진출한 타 국가의 가격과 비교 시에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홀튼은 60년 헤리티지를 가진 글로벌 커피 브랜드"라며 "한국 프리미엄 커피 체인 시장 내 최대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고객에게 실용적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팀홀튼이 오는 14일 오픈하는 국내 1호점 신논현역점. 2023.12.12 romeok@newspim.com |
업계 일각에서는 팀홀튼이 한국 시장 안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인데다 신규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맘을 사로잡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또 캐나다에서 '가성비 커피'로 팀홀튼을 먼저 경험한 소비자들이 국내 가격 정책을 무리없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팀홀튼의 국내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한국은 워낙 트렌드가 빠른 시장이기 때문에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이미지 구축과 소비자를 사로잡는 다양성 등 현지화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