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가 '명량', '한산'으로 이어진 이순신 3부작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12일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노량: 죽음의 바다'가 최초 공개됐다. 임진왜란 막바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담은 영화로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카리스마를 지닌 김윤석의 이순신, 끝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을 담은 '사즉생, 생즉사'의 정신을 스크린에서 만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 김윤석이 그려낸 뚝심의 아이콘 이순신…백윤식·정재영·박훈·김성규 열연
7년 간의 전쟁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고 패색이 짙어진 왜군은 열도로 복귀를 원하는 세력이 대부분이다. 순순히 적을 돌려보낼 생각이 없는 이순신(김윤석)은 명나라의 진린(정재영)과 조명 연합군을 결성하고 순천에 고립됐던 고니시(이무생)은 시마즈(백윤식)에게 조선 협공을 제안한다. 고니시는 진린이 이순신과 힘을 합쳐 퇴로가 막힐 것을 우려해 명에는 조선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 거짓을 고한다. 이를 간파한 이순신은 왜군을 열도 끝까지 쫓아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 고군분투한다.
김윤석은 이순신 역을 맡아 늘 홀로 고뇌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외로운 장수 역으로 스크린 앞에 섰다. 햇빛을 받아 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엔 우국충정과 함께 여러 복잡한 감정들이 읽힌다. 왜놈들에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심정과, 판세를 정확히 읽어내는 명장의 지략,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 끝까지 북을 치는 뚝심이 김윤석의 낮고 명징한 대사와 표현 속에서 빛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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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즈 역의 백윤식, 고니시 역의 이무생을 비롯해 이규형, 박명훈 등 왜장들로 변신한 배우들은 저마다 내공이 깊은 배우로서 독특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동시에 모두 일본어로 대사를 하는 노력까지 놓치지 않았다. 진린 역의 정재영은 꽤 많은 분량과 존재감으로 이순신에게 한 자락 힘이 돼준다. '한산'에서 봤던 반가운 얼굴들도 보인다. 선봉장으로 나선 이운룡 역의 박훈, 항왜 일본인 준사 역의 김성규는 '노량'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제 몫을 다 한다.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국내 영화계 '희망의 북소리' 들려올까
김한민 감독은 '한산'에 이어 '노량'에서도 초중반 주요 서사와 인물들의 특징을 긴 호흡으로 설명을 이어간다. 누군가는 뜸을 오래 들인다고 느낄 정도다. 하지만 후반부 전투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반전 그 자체다. 사극 영화에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시각적인 만족감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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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의 전쟁, 쑥대밭이 된 조국을 지켜본 이순신은 철수하는 왜구에게 퇴로를 내줄 수가 없다. 무엇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의지를 담은 북소리는 전장을 넘어 전쟁같은 현실의 우리 모두에게 와닿는 듯하다. 계속해서 멈추지 않는 북소리는 힘이 강하다. 전쟁처럼 긴 침체기를 지나온 한국 영화계에도 희망의 소리가 돼 다가올 차례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