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의장 맡은 곽노정 사장 "HBM, 장기공급 장단점 있어"
美인디애나 투자? "미국내 여러곳 검토중"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27일 오전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는 고대역메모리(HBM) 성과 및 계획에 대한 발표장에 가까웠다. 올해 처음으로 주총에서 의장을 맡았던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주총 시작 40분 만에 의안 심의를 마무리 짓고 50여분 가까이 경영성과 및 전략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특히 주주들의 질문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HBM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곽노정 사장은 경영성과 발표에서 "2023년은 HBM과 DDR5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AI메모리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했다"면서 "2023년 5월엔 업계 최초로 12단 적층 HBM3를 개발했고, 8월엔 세계 최고 사양인 HBM3E를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며 작년 HBM3 매출액은 전년 대비 5배 성장하는 한편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사진=SK하이닉스] |
그는 이어 "HBM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우리 회사의 설계, 소자, 공정 및 패키지의 우수한 기술력과 원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주주 질의 시간에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AI칩을 만드는 엔비디아의 경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는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마이너스 9조원을 기록했다"면서 "SK하이닉스는 HBM 등 AI메모리 선두주자라고 하면서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곽노정 사장은 "엔비디아는 매출 대부분이 AI용 서버지만 우리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 판매 비중은 싱글 기준 퍼센트"라며 "이 같은 규모 차이가 전체 판매량에서도 차이를 많이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상대적으로 싱글 수준에 불과했던 HBM 숫자가 전체 D램 판매 비중에서 올라가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BM 제품에 장기 공급 계획이 있는가를 묻는 주주 김연호 씨의 질문에 곽 사장은 "HBM은 커스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고객 맞춤식으로 발전해 가며 자연스럽게 커머디티에서 탈피하는 모습으로 갈 것"이라며 "장기공급 계약이 된다고 하면 공급자에겐 굉장히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이 담보될 수 있지만, 동시에 공장을 바꿀 수 없다는 제약 조건 등이 있어 첨단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지연되는 등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제제와 관련해 EUV 공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주 김도현 씨의 질문에 대해선 곽 사장은 "중국에 EUV(극자외선) 관련 공정이 있긴 한데 공정 수가 한 공정밖에 안돼서 이 공정을 본사에 와서 진행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가 끝난 후 곽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에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짓는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미국 내 여러 곳을 대상으로 (투자를)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고, 만약 확정되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주총을 통해 안현 사내이사와 손현철 사외이사, 장용호 기타비상무이사, 양동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등을 선임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