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중한 문화재 중 일부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등을 전시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새봄을 맞아 상설전시실 중·근세관(고려실·조선실·대한제국실) 전시품 일부를 교체했다. 국보 3점과 보물 3점을 포함한 전시품 44건 64점으로,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이후 처음으로 소개되는 전시품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4.04.16 alice09@newspim.com |
고려실에서는 고려사경 4점을 집중 전시해 불교문화 코너를 강화했다. 이 중 3점이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으로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과 '감지은니묘법연화경'은 국보로 지정됐다. 특히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은 2021년 기증된 이후 이번에 2번째로 전시된다.
'감지금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은 고려 충렬왕때 대장경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사경 사업을 왕명으로 추진했음을 보여준다. 그 근거가 되는 충렬왕의 발원 글귀가 마지막에 쓰여 있다. '감지은니묘법연화경'은 금니와 은니로 화려하게 꾸미는 고려사경의 표지 형식을 잘 보여준다. 중앙에 '묘법연화경 권제7'이라고 쓴 제목을 배치하고 배경에 보상화문과 당초문을 가득 그려 넣어 장엄하는 방식이다.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에서는 사경을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장엄하는 방법으로서 변상도의 사례를 볼 수 있다. 이 사경의 변상도는 코끼리를 탄 제석천이 군사들을 이끌고 아수라의 군대를 쳐부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는 공덕이 제석천 군대의 힘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가 담겼다.
조선실에서는 '봉사조선창화시권'을 통해 조선의 명나라와의 문화교류 모습을, '국서누선도'를 통해 임진왜란 이후 일본과의 국교 재개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서누서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4.04.16 alice09@newspim.com |
보물로 지정된 '봉사조선창화시권'은 1450년(세종 32) 조선을 방문한 명나라 사신 예겸과 집현전 학자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가 주고받은 시를 모은 것이다. '국서누선도'는 조선 왕의 국서를 가지고 간 통신사 일행이 오사카 인근에서 도쿠가와 막부가 제공한 배로 바꾸어 타고 이동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임진왜란 이후 한동안 단절됐던 일본과의 국교가 통신사 파견을 계기로 재개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초조본현양성교론'은 우리 역사 최초의 목판인쇄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이다.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으로 전체가 온전하게 남아 있어 초조대장경의 품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청구관해방총도'는 18세기 후반의 국경지역 전체를 그린 대형 군사지도이다. 특히 압록강과 두만강 이북의 군사시설을 자세히 묘사하여 당시의 북방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다.
'조숭고신왕지'는 조선 개국 직후 조숭에게 수여한 관리 임명장이다. 조선시대 관리 임명장은 보통 '교지(敎旨)'라고 한 것과 달리 이 임명장은 고려 때부터 쓰던'왕지(王旨)'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 조선 초기의 관제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이밖에 대한제국실에는 근대식 교과서인 '산술신서', '물리학초보'를 포함한 다채로운 근대 문물 관련 전시품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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