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유튜브 결합 상품, 내달부터 가격 인상
구독료 인상 피하기 어려워..."규제 필요" 의견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동통신사 3사가 모두 유튜브 프리미엄 결합 구독 상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통사 결합 구독 상품에서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가격이 오르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 전 해당 구독 상품을 가입해야 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이르면 내달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결합 구독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유튜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KT와 LG유플러스는 내달 1일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결합 구독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KT는 월 9450원이었던 '유튜브 프리미엄 초이스'를 1만3900원으로 인상하며 LG유플러스는 자체 구독 상품인 '유독픽 시즌2'를 선보이며 기존에 9900원이던 'OTT+라이프 상품'의 가격을 1만3900원으로 인상한다.
SK텔레콤도 구독 상품 '우주패스'에 포함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상품의 요금을 최대 42.5% 인상한다. 인상된 요금을 적용할 경우 유튜브 프리미엄 상품의 가격은 1만3900원~1만4900원이다.
이통사들은 OTT 요금제 인상에 앞서 할인 상품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가격 인상 전 상품을 가입하면 별도 고지시까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OTT 결합 상품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이통사와 만나 OTT 요금 인하를 위한 결합 구독 상품 출시를 요청해왔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이통사에 OTT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내달부터 인상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경우 일부 상품은 여전히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인 1만4900원보다 1000원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유튜브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구독료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독료 인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유튜브, 넷플릭스 등 플랫폼 사업자가 요금제를 인상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OTT는 방송법에서 정하는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요금제 인상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완전 경쟁 시장이라고 하면 각 업체들도 구독료를 올리기 쉽지 않겠지만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사업자들이 지배적인 구조를 가져 요금을 올려도 고객들이 구독을 지속하기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통사를 압박한다고 해서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망사용료라도 제대로 지급받을 수 있다면 인프라와 콘텐츠가 서로 보완을 이룰 수 있을텐데 그마저도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디지털세는 글로벌 기업의 소재지와 상관없이 기업 매출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신 교수는 "방송법을 입법한다고 하더라도 서버가 국내에 없다면 적용이 어렵다"며 "유럽연합(EU)가 도입을 추진 중인 디지털세가 도입된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글로벌 OTT 업체들의 가격 인상을 규제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이통사의 OTT 구독요금은 이통사와 OTT 업체 간 자연스러운 결합으로 인상되고 결정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시장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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