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맞아 기업공개 추진...몸값 4000억원 거론
국내는 포화상태...조달자금 바탕으로 해외 확장 나설 듯
백종원 입김 줄어드는데...일부 우려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본격적인 몸집불리기에 나섰다. 홍콩반점, 역전우동, 한신포차 등 브랜드의 대표 메뉴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데 이어 라면과 치킨, 마라탕까지 넘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이후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며 K푸드 열풍에 올라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41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6% 줄어든 255억원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처음 준비한 2018년(별도 기준 1024억원)과 비교하면 4배나 늘어난 것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2018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적 악화와 코로나19 여파로 보류한 바 있다. 그러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기해 다시 상장에 나선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2022년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설립 30주년을 맞는 2024년에 상장하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더본코리아 실적은 2019년 1390억원, 2020년 1507억원, 2021년 1941억원, 2022년 2821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다 지난해 올린 4000억대 사상 최대 매출을 앞세워 상장 추진에 나섰다.
더본코리아는 국내 외식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 프랜차이즈업체다.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빽다방 등 총 2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백통닭', '마라백' 등을 상표등록하고 각각 치킨, 마라탕 관련 새 가맹 브랜드 준비에 착수, 브랜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4월 충청남도 예산시장에 '백통닭' 매장을 오픈했다.
가공식품시장도 기웃거리고 있다. 지난해 뺵라면을 출시하며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냈으며 현재까지 빽라면, 백종원의 고기짬뽕, 김치찌개 라면, 빽짜장 등으로 라인업을 넓힌 상태다. 빽햄, 빽포 등도 햄과 육포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또 올해 들어 홍콩반점, 역전우동, 한신포차 기존 브랜드들의 대표 메뉴 가격을 올리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월 홍콩반점 일부 메뉴 가격을 8~11% 올렸으며 3월 역전우동 메뉴 가격을 약 10% 올렸다. 지난달에도 한신포차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14% 인상하는 등 수익성 확대도 꾀하는 모습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남원시] 2024.03.20 gojongwin@newspim.com |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76.7%를 보유한 백종원 대표다. 2대주주는 21.1%를 가진 강성원 부사장이다. 상장 작업에 돌입한 더본코리아의 예상 몸값은 약 3500억원에서 4000억원 가량으로 거론된다. 관련해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기업인 교촌에프앤비의 2020년 상장 당시 기업가치(공모가 기준)는 3098억원 수준이다.
더본코리아가 상장에 성공하면 교촌에프앤비에 이어 프랜차이즈 2호 직상장 기업이 되는 셈이다. 이른바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프랜차이즈 상장기업 중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는 업체는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대산F&B와 디딤이앤에프는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015년 상장한 맘스터치는 지난 2022년 자진 상장 폐지를 선택했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본아이에프 등도 상장을 검토한 바 있으나 결국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다.
K푸드의 대한 해외시장의 관심은 기회 요인이다.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로 해외 공략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국내에서 다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등 사실상 포화단계에 이른데다 인구감소, 고물가 등으로 국내 외식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본가, 백'S BBQ 등 브랜드로 중국, 베트남, 미국, 일본 등 12개국에 진출해있지만 전체 매장 수는 아직 130여곳에 그친다.
다만 상장 시 백종원 대표의 입김이 줄게 되는 만큼 기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더본코리아 브랜드들의 특징은 대부분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단 점이다. 빽다방, 뺵보이, 빽스비어, 백통닭 등 주요 브랜드명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상장할 경우 주주관계 고려 등으로 의사결정 과정이 늦어지거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 자체가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가 아닌 것을 감안하면 투자유치를 기반삼아 해외 시장 확대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백종원 대표 개인기로 성장한 기업인만큼 상장 이후에는 특정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거나 신속한 의사결정 면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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