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재판 지연 등 사법부가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법정책자문위원회(자문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대법원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제3기 자문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자문위원들은 위촉장을 수여받은 뒤 바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권오곤(가운데) 사법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사법정책자문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한 모습.[사진=대법원] |
자문위는 위원장인 권오곤 변호사를 비롯해 김영화 한국일보 뉴스룸 국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이경춘·조현욱·차병직 변호사, 전원열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7명으로 구성됐다. 권 위원장은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17대 대법원장 취임으로 시작된 변화의 일환으로 출범하게 된 제3기 자문위원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러 위원들의 지혜를 모아 대한민국 사법부가 국민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대법원장 1차 부의 안건을 위원회 논의 주제로 재판절차·법관인사제도·법원 공무원 관련 제도·사법 정보화 등을 상정했다.
재판절차에는 ▲감정제도 개선 ▲복잡사건에 대한 공판중심주의의 적정한 운영 ▲판결서 적정화 ▲민사 항소심 심리모델 개선, 법관인사제도에는 ▲법관 임용을 위한 적정 법조경력 요건 검토 ▲합리적인 법원장 보임 제도 ▲법관인사이원화 제도의 정착을 위한 고법판사 제도 개선 방안 ▲사무분담 장기화에 따른 법관 전보인사 주기의 재편 및 유연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 법원 공무원 관련 제도에는 ▲사법보좌관제도 개선 ▲법원일반직공무원 임용제도 개선, 사법정보화에는 ▲사법절차에서의 인공지능 활용과 그 법적·윤리적 기준 ▲재판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 활용 방안 등이 담겼다.
아울러 권 위원장은 자문위 간사로 윤성식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으며, 위원회 심의 사항에 관한 전문적인 조사·연구를 위해 20여명의 전문위원도 위촉했다. 전문위원들은 3개의 연구반으로 편성돼 자문위 활동을 보조하게 된다.
이번 3기 자문위의 활동 기간은 내년 6월 11일까지다. 단 필요한 경우 6개월의 범위에서 한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자문위는 내달 16일 2차 회의를 열고 '법관 임용 위한 적정 법조경력 요건 검토'와 '감정제도 개선'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대법원장이 내놓은 안건을 심의하고 결과를 대법원장에게 건의하는 기구이다.
앞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 독점한 사법행정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한다는 취지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를 도입하려 했으나 입법이 더뎌 임시 대안으로 규칙 개정을 통해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설치했다.
하지만 사법행정회의 설치 입법은 20·21대 국회에서 모두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적 근거가 없는 사법행정자문회의를 폐지하고 법원조직법에 명시된 사법정책자문위원회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1기는 2009~2010년, 2기는 2013~2014년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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