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민 부장판사 "법 개정 따라 양형기준 마련 시급"
전세정 부부장검사 "대규모 사기범행 권고형량, 일반적 법 감정 맞게 상향돼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법원 양형위원회(양형위) 산하 양형연구회(연구회)가 보이스피싱 등 사기범죄의 양형 등을 놓고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양형위는 전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사기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제12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죄의 실무상 쟁점과 양형' 및 '조직적 사기범죄의 양형기준'에 관해 각계 전문가들이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다.
9일 대법원 9기 양형위원장으로 위촉된 이상원 서울대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
우선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해 정성민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는 "종래 형법상 사기죄로 기소됐으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개정으로 향후 동법이 적용돼 기소될 것이 예상되므로 그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며 "특별감경인자인 '단순 가담' 등의 적용을 위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고 범죄수익의 다과를 고려하는 세부적 양형 인자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경선 서울중앙지법 판사도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의 현금수거책을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현금수거책의 역할과 범행의 인식 내용 등에 따라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나아가 현금수거책에 대한 공동정범의 인정 범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종호 서울동부지검 검사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서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법률 개정 등이 필요하다"며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가담 정도에 대한 특별양형인자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직적 사기범죄의 양형기준에 대해 박찬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직적 사기의 양형기준에서 특별가중인자보다 특별감경인자의 수가 더 많으므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를 특별가중인자로 신설해 가중인자와 감경인자 수의 형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신미약이나 청각 및 언어장애인,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 등 실제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양형인자는 삭제할 필요가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를 특정해 정의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현기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피고인이 단순 가담했더라도 그 행위가 범행 완성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이었다면, 그 역할만을 별도로 평가해 가중인자로 추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는 등 보다 더 명확히 구분해 정의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판사는 "미활용 양형 인자를 삭제하고 새로운 양형 인자를 발굴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양형기준상 가중인자와 감경인자 수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으나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를 조직적 사기의 특별가중인자로 추가하는 것은 이중평가가 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전세정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는 "대규모 사기 범행에 대한 권고형량이 일반적인 법감정에 맞게 상향돼야 한다"며 "형법상 사기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의 양형기준을 별도로 설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고, 피해액 기준 소유형의 세분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길모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개정으로 법정형이 상향됐으므로, 입법자의 의사를 반영해 전기통신금융사기에 대한 별개의 양형기준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피해자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경우 특별감경인자에서 제외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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