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지난 2022년 2월, 국가간 첨단산업기술 선점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현 시대 상황을 고려하여 주요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위한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이 제정되었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기본적으로 국가첨단전략기술의 육성과 강화에 관하여 많은 규정을 두고 있으나,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호하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들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와 관련 있는 기존 법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과 함께 각 법률들이 보호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술과 최신 개정사항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강동희 변호사 [사진=화우] 2023.12.22 peoplekim@newspim.com |
먼저 가장 잘 알려진 부정경쟁방지법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유지된(비밀관리성) 기술상 정보를 영업비밀로서 보호하고 있다.
오는 8월 21일 시행 예정인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한도를 손해액의 3배에서 5배로 상향하고, 영업비밀 침해죄에 관한 법인의 벌금형 상한을 행위자의 3배로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으로, 산업기술보호법은 위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별도 지정, 고시된 기술을 산업기술로서 보호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산업기술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른 국가핵심기술이 있다.
위 고시는 총 13개 분야에서 75개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반도체 분야 11개, 디스플레이 분야 2개, 전기전자 분야 4개, 생명공학 분야 4개 기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법원 판례는 산업기술보호법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성립요건인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에 관한 조항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산업기술에 해당하기 위해서 위 3가지 요건이 요구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에서 지정된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 총 4개 분야의 17개 기술을 보호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은 대체로 산업기술보호법이 보호하는 국가핵심기술과 겹치는 듯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가핵심기술보다 더 최신의 첨단기술로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예컨대, 반도체 분야의 'D램에 해당하는 설계·공정·소자기술'에 있어서, 국가핵심기술은 30나노 이하급 D램에 해당하는 기술로 지정되어 있으나, 국가첨단전략기술은 16나노 이하급 D램에 관한 기술로 한정된다. 즉, 더 높은 수준의 보호가 요구되는 첨단기술에 대하여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통해 더 강화된 보호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벌규정의 경우,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의 법정형이 가장 무겁고, 3가지 법 모두 침해행위가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이루어진 경우 더욱 중하게 처벌하고 있다.
첨단기술의 보호는 기업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다. 이상 살펴본 것처럼 여러 법률에서 기술 유출 방지와 보호를 위한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숙지와 인식 개선, 그리고 실효성 있는 법 집행을 통해 부디 우리 기업과 국가의 기술 경쟁력 보호가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강동희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경력
2015-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학력
2021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School of Law (LL.M. in Media, Entertainment and Technology Law)
2015 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5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09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법학과 (부전공)
2002 중산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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