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매출 10조원 목표…AI·전기화 메가트렌드 최소 15년 지속 예상
LS전선 미국 성과에 큰 역할…국내 넘어 글로벌 톱티어 전선社 도약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해당 기업 임직원은 물론 시장 투자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사다. CEO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활약상을 연중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전선업계가 인공지능(AI) 시대 전력수요 폭증으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한 가운데, 젊은 오너를 내세워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40대 오너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부임 약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그룹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등 경영에 대한 본격적인 의지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1979년생인 구 대표는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MBA를 취득한 뒤 2007년 LS전선 미국 법인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LS일렉트릭과 LS엠트론의 다양한 직무를 거쳐 2022년 LS전선의 부사장 겸 대표이사로 임명된 후 2023년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 공식 석상 첫 등장, 성장 전략 직접 발표
그간 구 대표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다 취임 약 3년 만인 지난달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Value-up Day)' 행사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구 대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상세한 성장 전략을 밝혔다.
구 대표는 전력과 통신을 두 축으로 가져 갈 것이라며 LS전선을 '전기화 시대 선도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6조원 규모였던 매출을 2030년 1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구 대표는 AI와 전기화 메가트렌드가 최소 15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전도 케이블 시스템과 버스덕트, 울트라커패시터(UC) 등으로 AI데이터센터(AIDC)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글로벌 주요 AI 기업들과 협력해 IDC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젠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전선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구 대표의 비전이다. LS전선은 미국 최대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확정했고 영국·베트남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미국 공장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2030년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해, 현지 최대 해저케이블 공급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 [사진=LS전선] |
구 대표는 최근 직접 미국 상하원 의원 등을 만나 LS전선이 미국에 왜 도움이 되는지, 연방정부·주·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 등 LS전선의 미국 성과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미국 시장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 소통 행보 넓히는 젊은 총수…상장 계획에 대해선 "먼 미래 일 아니다"
구 대표는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사전 준비 자료 없이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등 소통의 보폭을 넓혔다. 특히 LS전선 국내 증시 상장 등 회사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구 대표는 LS전선 상장 계획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미래가 밝다고 상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확실히 돈을 잘 버는 것을 보여드리고 미래가 '짱짱하다'는 것까지 보여드릴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3646억원, 영업이익은 1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8%, 58.5% 늘었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는 5조6216억원으로 48.1% 증가했다. 유례없는 슈퍼사이클을 맞이한 LS전선의 실적 성장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