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 성폭행' 정명석, 대법서 징역 17년 확정
"3년간 있던 일 나중에 밝힐 기회 있을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씨의 성폭력 피해자인 메이플은 9일 정씨에 대한 중형이 확정되자 "앞으로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하나는 보장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메이플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마음은 되게 복잡하지만 긴 싸움 끝에 드디어 답이 나온 것이다. 정의가 진짜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JMS(기독교복음선교회) 피해자 메이플 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JMS 교주 정명석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징역 17년으로 확정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1.09 choipix16@newspim.com |
지난 3여년간 메이플을 도운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와 조성현 PD도 간담회에 함께 했다. 김 교수는 25년 넘게 '반 JMS' 활동가로서 성폭행 피해자들을 돕고 있으며 조 PD는 정씨의 성범죄 의혹을 폭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연출했다.
메이플 측이 JMS의 신변 위협을 의식해 이날 간담회는 생중계가 불허됐으며 신원이 확인된 일부 취재진만 출입할 수 있었다.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참석한 메이플은 홀가분한 듯 간담회 중간 미소를 띠거나 밝은 표정을 보였다.
메이플은 "홍콩 사람으로서 이렇게까지 싸운 것은 더 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JMS를 막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이 과정을 함께 해준 분들과 가족들, 시민들의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가 퍼지며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직장도 못 찾았지만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며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3년 전부터 있던 일들을 정리한 것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계속 포기하고 싶었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지만 다 끝나니 너무 좋다"고 말했으며, 다른 JMS 피해자들을 향해선 "계속 함께 할 거고 끝까지 이길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메이플을 포함해 정씨를 고소·고발한 피해자가 현재까지 22명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정씨의 범행 현장 녹음파일이 외부로 유포되는 등 여러 2차 가해가 있었다"며 "신속한 수사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씨를 집단적으로 비호하는 세력이 사회 요소에 너무 많다"며 "종교를 이용한 범죄는 가중 처벌하는 입법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오전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