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일제히 가동률 떨어뜨려
정부도 철강업계 모은 TF 꾸려…경쟁력 강화 방안 내놓을 예정
까마득한 내수 회복 기미에 해외 사업 키우는 철강업계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국내 철강사들이 생존을 위해 철근 생산을 멈추고 가동률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내수 회복이 더뎌지면서 철강업계는 본격적으로 미국, 인도 등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공장 가동 멈추고 동국제강 가동률 줄여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1월 한 달간 인천과 포항 공장 철근 생산을 멈출 예정이다. 철근 소형 공장은 이미 지난 9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2철근 공장 역시 설 연휴 전까지 가동을 멈춘다. 포항 공장의 경우 이달 22일부터 1월말까지 멈추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현대제철은 약 7만톤(t) 규모의 철근을 감산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철근 수요 감소로 가동률을 줄였으나 지속된 수요 감소로 지난 12월 철근 생산 일시 중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했다가 노사 협의에서 무산돼 4조 2교대에서 2조 2교대로 축소 운영을 결정하기도 했다. 회사는 1월말 이후 철근 재고 및 가격 등을 고려해 추가 가동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판매 저조로 비가동 날짜가 긴 상황"이라며 "비가동 기간에는 공장 보수도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답했다.
동국제강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철근 공장을 야간에만 운영하며 가동률을 평년의 65% 수준으로 줄인 데 이어 올해부터는 약 50%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미 포항 1선재 공장, 1제강 공장을 차례로 닫으면서 생산 물량을 줄였다. 올해 추가 감산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새해부터 국내 철강3사 중 두 곳이 가동률을 줄인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용광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정부도 TF 만들고 대응…업계는 해외로 판로 모색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업계 상황을 고려해 상반기 중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씨엠 등 국내 철강사들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경쟁력 강화 ▲저탄소 철강 ▲통상현안 등 3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분야별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요 부문 중 탄소중립, 통상환경 악화, 글로벌 철강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은 이미 각 분과로 편입된 과제다. 이에 더해 조선업계와 철강사의 협상 효율화, 노동 환경 개선 등도 TF가 발표할 경쟁력 강화 방안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철강업계 역시 각 매출 분야에 따라 이해관계가 상이해 TF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이와 같은 정부 협력 외에도 자체적으로 '살길 모색'에 나섰다. 가장 먼저 해외 투자를 구체화한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2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에 협력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연 5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경제 블록화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 상공정 중심의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북미도 상공정 투자지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장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현지화를 강조했다. 그는 "인도와 북미 등과 같은 글로벌 성장 시장에서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미국 남부 지역을 미래 투자지로 점찍었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침을 세우면서 자동차 강판을 직접 조달할 수 있도록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현대제철은 아직까지 투자 규모와 운영방식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