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싹 다 잡아들이라" VS 尹 "간첩 잡아들이라"
곽종근 "국회의원 끌어내라"...尹 "탄핵공작"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이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국회 봉쇄 및 계엄 해제 의결 방해' 등의 핵심 사안을 두고 진술이 엇갈린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가 통과시킨 탄핵사유는 계엄 선포와 포고령 1호, 국회 활동 방해, 영장 없는 선관위 압수수색, 법관 체포 지시 등이다. 이 중 국회 활동 방해와 관련해 5, 6차 탄핵심판 변론 증인 진술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3차 탄핵심판 변론부터 직접 증언에 나섰는데, 이 때 부터 일관된 주장은 비상계엄 이후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계엄 포고령은 집행 의사나 실행할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이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국회 봉쇄 및 계엄 해제 의결 방해' 등의 핵심 사안을 두고 진술이 엇갈린다. 사진은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1월 21일 헌재의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계엄군을 투입했다는 의혹에 관해서 윤 대통령은 "(국회 의결이) 막거나 연기한다고 막아지는 일이 아니다"라며 "(국회가) 국회법에 딱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다. 그렇지만 저는 그걸 보고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월 4일과 6일 진행된 5차, 6차 변론에선 윤 대통령의 주장을 뒤엎는 증언들이 잇따랐다.
5차 변론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증인신문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받은 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의 위치 추적을 도와달라는 요청과 함께 구체적인 명단을 들었고, 이를 메모지에 받아 적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대통령은) 간첩들을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증인 혼자 그렇게 이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 |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방첩사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했으며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전달받았다고도 했다.
이와 같은 홍 전 차장의 증언에 대해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것은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 관련"이라며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고 위치 추적도 할 수 없다. 방첩사령관이 그런 것을 모를 리가 없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6차 변론에선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되는 진술을 이어갔다.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대상은 국회의원이 맞다고 진술했다. 국회 방해 활동이 없었다는 윤석열 대통령 측 주장에 반하는 진술이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 측에서 검찰 신문조서를 읽으며 "12월 4일 밤 12시 30분께 윤 대통령이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와 '아직 국회 내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라고 (말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증인이 진술한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윤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들, 의결 정족수 문제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부분이 본관 안에 작전 요원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단,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진행되는 과정에선 윤 대통령으로부터 끄집어내라고 말한 대상이 '의원'이 아닌 '인원'이라고 진술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사람'이 '인원'으로, '데리고 나와라'가 끄집어내라'로 바뀌었고, 검찰 진술에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말도 나중에 추가됐다"면서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한 것을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은 "그저께와 오늘 상황을 보니까 12월 6일 홍장원의 공작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바로 이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