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1일(현지 시간) 미 국채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한 불안 속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여파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4.20bp(1bp=0.01%포인트) 오른 4.537%를 기록했다. 이로써 10년물 수익률은 나흘 연속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2bp 오른 4.753%를 기록했다.
단기물인 2년물 수익률은 2.2bp 오른 4.289%를 가리켰다. 장 초반에는 4.298%로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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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2.12 mj72284@newspim.com |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의 여파로 미 연준이 예상보다 오래 금리를 동결하거나 심지어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첫 금리 인하 시기는 7월로 점쳐지고 있는데, 불과 얼마 전 6월 첫 인하 예상에서 밀린 것이다.
BNY멜론의 존 벨리스 아메리카 외환 및 거시 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채권 시장의 움직임은 아마도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하며, "관세 우려에 채권 금리가 움직이긴 했지만,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제 지표에 더 민감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 나선 파월 의장은 미국의 고용 등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의 세율 및 지정 국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예외 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국가별 예외와 쿼터, 특정 제품에 대한 세금 면제 조치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처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한편 이날 미국 재무부가 580억 달러 규모로 진행한 3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는 강력했다. 이날 입찰에서 3년물 국채 금리는 4.30%로 결정됐다. 이는 예상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79배로 앞서 입찰 평균치 2.57배를 웃돌았다.
이날 미 달러화는 하락했다.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다소 무뎌진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12일 공개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이날 0.37% 하락한 107.96을 가리켰다.
유로/달러 환율은 보합에 머물렀으며, 달러/엔 환율도 152.49엔으로 전날과 큰 변함이 없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