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경제가 작년 4분기에 예상을 깨고 0.1% 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은 13일(현지시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분기 제로 성장(0.0%)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로이터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0.1% 역성장이 예상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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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6일(현지시간) 복싱데이 휴일을 맞아 시민과 쇼핑객들이 영국 런던 시내 중심가인 옥스포드 스트리트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4분기 성장은 12월 GDP가 0.4% 성장한 데서 큰 힘을 얻었다. 월별 GDP 성장률은 작년 9월과 10월에 연속 마이너스(-0.1%)를 기록했다가 11월에 0.1%로 올라섰는데, 마지막 달에 성장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월 GDP 성장은 0.32% 성장한 서비스 부문이 주도했다"면서 "제조업 부문은 0.07% 성장했고, 건설 부문은 -0.01%로 역성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경제 성장률은 0.9%로 전년도 0.4%보다 높았다. 그러나 인구 증가로 1인당 GDP는 0.1%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은 0.8%로 앞서 발표된 추정치보다 0.1%포인트 높게 수정됐고 2·3분기는 각각 0.4%, 0.0%로 추정치와 같았다.
영국 파운드화는 GDP 데이터 발표 이후 강세를 보이며 달러화 대비 0.4% 상승한 1.249달러를 기록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너무 오랫동안 정치인들은 일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경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면서 "우리(정부)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넣어드리기 위한 정책을 빠르게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시장과 전문가들은 영국 경제가 만만찮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들은 올해에도 영국 경제가 침체된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4분기 기업 투자는 3.2% 감소했으며, 산업 생산은 5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는 "기업 심리가 바닥을 치고 고용이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나 2분기에 민간 부문 활동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영국 경제는 향후 6개월 동안 횡보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는 4월 시행되는 세금 인상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면서 "영국 중앙은행은 최근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반응할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향후 2년 동안 공공 지출을 크게 늘리는 예산안을 내놓았고 이것이 (일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이것이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