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즉각적인 시행이 보류되면서 안도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7% 오른 4만4711.43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4% 상승한 6115.0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50% 전진한 1만9945.64로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월 1일까지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검토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대적인 관세 적용으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던 시장 참가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즉각 적용하지 않자 시장에서는 그가 협상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관세가 실질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된다.
유럽 증시는 기업 실적 호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이 맞물려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범유럽 STOXX 600 지수는 1.09% 상승한 553.75로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2.09% 상승하며 2만2612.02에 도달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1.52% 오른 8164.11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FTSE-MIB지수와 스페인 IBEX35지수도 각각 1%, 0.19% 올랐다.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지멘스와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 등 기업의 실적 호조가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5.1%)과 전기장비 업체인 르그랑(+5.9%) 등 프랑스 업체들도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이날 영국 FTSE 100 지수는 0.49% 하락한 8764.72로 마감했다. 영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쳤고, 영국의 대표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 주가가 5% 넘게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에 한 몫 했다.
인도 증시는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인해 소폭 하락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04% 내린 7만6138.97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06% 하락한 2만3031.40포인트로 마감했다. 인도 증시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 3% 내렸다.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 발표가 하방요인이다. 인도는 미국의 상호관세 리스크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올해 내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예측에 힘이 실린 것이 악재가 됐다.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할 경우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추가 자본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미 국채 가격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둔화 조짐에 따라 상승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54%로 8.9bp 하락했으며,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7.6bp 하락하여 4.758%로 떨어졌다. 단기물인 2년물 수익률은 4.317%로 4.8bp 하락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1월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3%, 3.4%)를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채권 시장은 전체 PPI보다는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에 주목했다. 의료 진료비는 0.5% 하락했고, 핵심 PCE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헬스케어 비용도 약 0.06% 내리는 등 소폭 둔화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이날 0.61% 하락한 107.25를 기록, 1월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 부근으로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0.6% 상승한 2945.4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3시 41분 기준 전날보다 0.4% 오른 2915.7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2942.70달러와 멀지 않은 수준이다.
유가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장보다 0.1% 내린 71.29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0.2% 내린 75.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