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올해보다는 내년 기대, 데이터센터 활약
데이터센터 작년 10% 성장, 올해 12% 가속 기대
엣지 데이터센터 전략, 보유 부지 접근성 광범위
밸류에이션 10년 평균 수준, "과소평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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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 속 역주행' 아메리칸타워, '안전 요새'에서 'AI 성장탑'으로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4. 아쉬운 작년II
다만 AT&T가 예외적으로 타워 활동을 전개해 매출 확장의 방어 역할을 했다. AT&T가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진행하는 소위 '원터치' 전략으로 '퍼스트넷'이라는 공공치안 인력용 통신망을 구축하면서 동시에 기존 네트워크도 4G LTE-A와 5G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현재 미국 통신시장에서는 T-모바일이 모바일 데이터 전송 속도 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AT&T는 꾸준히 네트워크를 강화해 격차 축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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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전반적으로 타워 활동의 완만한 반등이 기대된다지만 이동통신사들이 타워 활동보다는 광섬유 네트워크 구축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광섬유 네트워크는 5G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한 매개체이자 아메리카타워가 진출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해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호재로 인식되지만 당장 이동통신사들이 제한된 예산 안에서 광섬유에 더 큰 비중을 두면 타워 관련 투자는 줄어듦으로 단기적으로는 악재다.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읽힌다. 코이핀에 따르면 올해 연간 매출액은 102억5000만달러로 작년 대비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 여파가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에 따른 현상처럼 국제 시장에서도 통신사 간 통합으로 인한 임대 수입 상실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5. "올해보단 내년"
그런데도 애널리스트들이 성장성 면에서 낙관론을 전개하는 것은 올해보다는 내년, 그리고 그 이후가 기대돼서다. 일단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 여파의 문제가 올해 4분기부터는 완화돼 2026년에는 관련 부정적 요인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동통신사들의 5G 타워 활동 신청 자체는 늘고 있어 관련 신청의 검토 및 승인 과정을 거치면 올해 후반 신규 임대 계약이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회사가 진출 중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원래 회사는 2020년까지 데이터센터 매출액이 전혀 없다가 2021년 첫 매출을 낸 뒤 작년 한 해 11% 성장(매출 비중 약 9%)하는 성과를 냈다. 기업들이 자사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를 아메리칸타워 시설 내에 배치할 수 있게 하는 코로케이션 서비스, 고객들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직접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연결성 서비스 등을 통해서다. 올해는 6억달러를 투자하고 약 12%의 매출 성장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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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타워의 관련 사업 전략은 '엣지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엣지 데이터센터란 대규모 중앙 데이터센터보다는 사용자와 더 가까운 위치에 있는 소형 시설이다. 이런 센터들은 데이터가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 없이 빠르게 처리되도록 해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향상시킨다. 이미 훈련된 AI 모델을 실제로 사용하는 '추론' 과정에 중점을 둔다. 자율주행차나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장치 등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므로 지연 시간이 짧은 엣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아메리칸타워의 관련 사업에서 성장 잠재력을 엿본다. 아메리칸타워의 부지들은 미국 본토 인구의 99%가 50마일(약 80km)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있다. 관련 부지들은 이미 회사의 소유이기 때문에 새로운 땅을 사거나 임대할 필요 없이 바로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통신 타워 등이 있는 이 부지에는 이미 전력 인프라가 있어 전력 시설 구축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올해보다 내년, 그 이후에 낙관론이 초점이 맞춰진 이같은 견해는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컨센서스에도 드러난다. 올해 매출액 증가율은 1%로 예상되지만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모두 5%가 전망된다. 또 리츠의 손익지표인 연간 주당FFO(조정 후) 컨센서스 추이에서는 2027년도분의 추정치가 올해 들어 계속 상향되는 게 눈에 띈다.
6. "과소평가"
낙관론자들은 당장 아메리칸타워에 대한 시선이 안정성과 고배당(배당수익률 3%)이라는 방어적 특성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성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본다. 현재 아메리칸타워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 분포를 보면 15명 가운데 12명이 매수, 3명이 중립으로 매수론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1년 내 실현을 상정하고 제시된 목표가의 평균값은 현재가보다 6% 정도 높은 수준에 그친 225.77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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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O(포워드; 향후 12개월분 추정치 컨센서스) 대비 주가를 뜻하는 P/AFFO를 통해 아메리칸타워의 밸류에이션을 보면 현재 관련 수치는 20.4배로 과거 10년 평균치 21.8배와 비슷하다. 아메리칸타워의 P/AFFO(포워드)는 지난 10년 15.5배와 32배 사이에서 변동해 왔다. 당장은 과거 수준에 비춰봤을 때 밸류에이션이 적정 수준으로 책정돼 있어 단기적으로 큰 상승 여력은 제한적으로 보여도 데이터센터 등에서의 성장 잠재력이 실현되면 비교적 큰 폭의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아메리칸타워에 대해 "데이터센터 증설 추세의 수혜자로서 과소평가돼 있다"며 "꾸준한 성장 알고리즘(일관되고 예측가능하며 체계적인 성장을 의미)과 비용 관리·효율성 집중이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견인 중"이라고 했다. 이어 "강력한 데이터센터 사업이 독특한 주가 상승 옵션이 된다"며 1년 내 실현예상 목표가를 현재가보다 10% 높은 235달러로 제시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