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휩쓴 초대형 산불…사과·마늘·고추·송이버섯 피해
사과 3%·깐마늘 12%·붉은고추 7%·새송이버섯 5.5%↑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근 영남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로 사과와 마늘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 유통량에서 비중이 높은 영남권의 주요 품목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성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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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계속 이어지는 27일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인근 남후면 야산이 산불로 불타고 있다. 2025.03.27 choipix16@newspim.com |
30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청송, 안동, 영양, 영덕 등 인근 5개 시군으로 번지며 대규모 피해를 남겼다. 이번 산불은 올해 들어 가장 규모가 큰 화재로, 산림뿐 아니라 농가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불길이 휩쓴 지역은 대부분 전국 농산물 생산을 책임지는 핵심 주산지다. 경북 청송은 연간 8만톤의 사과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사과 산지다. 청송 사과는 전체 사과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의성은 연간 약 9700톤의 마늘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다. 마늘 뿐만 아니라 양파·쪽파 등 타 작물 재배도 활발하다.
영덕은 국내 송이버섯 생산량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최대 생산지다. 연간 평균 1만kg 이상이 이 지역에서 채취된다.
이번 산불로 지역 내 농기계, 저장창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도 다수 소실됐다. 특히 생육이 한창인 사과 등 과수 작물은 잎이 타거나 나무 자체가 손상돼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사과(후지) 상품 10개의 소매가격은 2만7848원으로 전월(2만7041원) 대비 3.0% 올랐다.
같은 기간 깐마늘(국산) 1kg의 소매가격은 9546원에서 1만687원으로 12.0% 상승했다. 붉은고추(상품) 100g의 소매가격은 2189원에서 2342원으로 7.0% 올랐다. 새송이버섯(상품) 100g의 소매가격은 546원에서 576원으로 5.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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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산불로 당분간 농산물 가격 상승이 예고되자 정부는 농산물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적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산불 발생 인근 지역의 농축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물가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산불로 인한 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8일 기준 경북도가 집계한 피해규모는 사과의 경우 전국 재배면적의 1%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마늘·양파 또한 대부분 산과 거리가 있는 평야지역에 심어져 산불 피해는 거의 없으며, 수확시기가 오는 6월 이후로 현재 시점에서의 가격과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불 피해를 입은 사과 등 과수의 생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약제를 지원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