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평가에 관련 산업 평가 포함, 중소기업 등급 하락 전망
5대 은행 자산 건전성 강화 속 대출 이자 상승·대출 한도 축소 예상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된 가운데 5대 은행들이 4월부터 기업 신용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의 중소기업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7일 5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 회장 등과 함께 한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기업 등 실물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5대 금융지주들은 저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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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4.07 gdlee@newspim.com |
그러나 관련 산업군의 중소기업은 대출 이자가 올라가거나 대출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통상 1/4분기 결산이 마무리된 4월부터 지난해 재무재표를 바탕으로 기업 신용에 대한 재평가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기업신용평가는 통상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이뤄지는데, 정량평가는 기존 재무재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상호관세 악재가 포함되지 않지만, 정성평가에는 악재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이번 상호 관세 부과로 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 및 관련 제품, 산업용 전자제품, 산업기계 등 관세 부과 예정 품목을 포함한 대미수출이 종전보다 13% 이상 감소하고, 국내 부가가치 손실 규모는 10조6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어서 관련 산업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5대 은행들은 최근 환율 상승에 이어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등 글로벌 악재 속에서 자산 건전성 관리에 힘써왔다. 이번 상호 관세 입장 발표 이후에도 5대 은행들은 직접 관련이 있는 산업군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지원책 등을 검토하면서도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자기 자본 확충, 신용 평가 강화와 시장 리스크 측정 등 내부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으며, 고위험 대출 회수 및 안전한 자산 대체와 위험 가중치가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등 위험가중자산을 축소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위험가중자산 축소 관리와 함께 상호 관세 관련 산업군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차전지 산업 등을 중점관리업종에 편입하고, 잠재부실 영역 조기 선정·관리 및 연체관리 강화를 통한 자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산업별 성장률을 감안한 금융 지원과 담보 위주 저위험자산을 확보하는 리스크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위험가중자산 관리 및 환율 추이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자본 규제를 준수하며 안정적으로 위험자산 관리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강화 기조와 맞물려 대출 안정 등급의 경계선 상에 있는 중소기업이 이번 신용평가에서 등급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6월까지 진행되는 기업 신용 평가에서 불이익을 겪는 중소기업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인 악재이므로 이를 기업 신용에 반영하지 않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