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1구역 주민들 뿔났다… "LH 책정 분양가 너무 높아, 낮춰달라"
LH 측 "주민 요구 최대한 반영… 시일 필요"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경기 남부권 재개발 '최대어' 중 하나로 불리는 성남시 원도시 수진1구역 공공재개발에 잡음이 발생했다.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책정한 주민 대상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아 분담금을 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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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수진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수진1구역 주민대표회의 제공] |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진1구역 주민대표회의는 지난주 LH 성남사업본부 사무실을 방문해 조합원 분양가 인하 등을 요구했다.
주민대표회의의 주요 요구사항은 ▲조합원 분양가 인하 ▲임대아파트 비율 인하 ▲조합원 분양신청 일정 변경 ▲감정평가 재실시 ▲고도제한 기준 변경 ▲임대아파트 평형 재조정 ▲평면도·배치도 수정 등이다.
LH는 최근 수진1구역 재개발 사업지 주민 대상 추정 분양가를 3.3㎡당 약 2899만원으로 결정했다. 평형 기준으로 환산하면 59㎡(이하 전용면적)는 7억9896만원, 84㎡는 9억8515만원이다. 가장 큰 평수인 104㎡의 경우 11억원이 넘는다. 일반 분양가는 3.3㎡당 3400만원으로 주민 대상 단가 대비 500여만원 높다.
주민대표회의는 2020년 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한 신흥2구역 재개발과 비교하면 추정분양가(59㎡ 기준)가 176% 이상 높다며 반발했다. 종전 감정평가액을 고려하면 추가 분담금이 가구당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5억원까지 오른다는 설명이다.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LH에서 산정한 조합원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현재 정해진 분양가의 75% 수준으로 조정돼야 입주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감정과 분양신청 일정 변경이 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들은 현재 882가구가 배정될 예정인 임대아파트 비율을 581가구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하고 있다. 그간 유지해 온 재산권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수진1구역 재개발은 경기 성남시 수진동 일원 연면적 26만1831㎡에 공동주택 4844가구, 오피스텔 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2015년 주민 반대로 한 차례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2020년 성남시 공공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2021년 1월 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고 2022년 말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의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고시했으며, 올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는 게 목표다.
LH는 주민대표회의의 요구를 최대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LH 관계자는 "요구사항을 토대로 사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보겠다"며 "시일이 다소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사업이 다시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한 주민은 "10년 전에도 주민끼리 왈가왈부하다 재개발이 엎어졌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공재개발 특성상 사업을 취소하려면 토지등소유자 30% 이상이나 토지면적 50% 이상 반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후 성남시가 국토교통부에 공급계획 취소를 요청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실제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성남시와의 합동 사업이라 취소 고시 권한은 지자체에게 있다"며 "LH가 사업을 포기하거나 할 순 없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