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절제된 행보'…설난영 '독자적 행보"
정치권 "부인 리스크 위험…역할 최소화해야"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 후보의 부인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6·3 대선은 짧은 기간만큼 부인들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적다.
각 후보 측에서도 후보의 부인 일정은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선 후보의 '또 다른 얼굴'로 불리는 부인의 행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의 경우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 탄핵 이후에도 여전히 관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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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설난영 씨(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 [사진=뉴스핌 DB] |
대선 공식 일정이 시작된 지 사흘 째, 부인들은 종교 행사를 제외하곤 별다른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20일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어떤 행보를 보일까.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대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율울 보이는 이 후보에 대한 변수를 줄이기 위해 다소 절제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설난영 씨는 청렴함을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전국구를 누비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당시에는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나 다름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소극적인 움직임만 포착된다. 대선 첫날부터 사법리스크가 부각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 12일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15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유세활동은 따로 안 하고 지금처럼 조용하고 절제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내란 때문에 발생한 대선인만큼 화려한 퍼포먼스도 없고, 여사님 일정도 비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기간이 짧아서 후보자 일정이 비교적 많이 제한되고 있다. 대신 여사님께서 종교 단체와 만나 이야기 나누고 후보자에게 얘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반면 설씨는 일정이 비공개지만, 지역에서 독자적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 후보가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설씨의 과거 노동운동을 했던 이력을 거론했던 만큼 상징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고흥이 고향인 설씨는 금속노조 남서울지부 여성부장으로 활동한 노동운동가다. 김 후보와는 1980년대 전두환 정부시절 삼청교육대 수배령이 떨어졌을 때 가까워졌다고 한다.
김문수 캠프 관계자는 "유세 기간이 짧기 때문에 지역 방문을 위주로 하고 추후 상징적인 현장 일정을 챙길 예정"이라며 "(후보랑 같이 다니기 보단) 여사님이 독자적으로 다니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영부인들도 그렇고 김혜경 씨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여사님은 리스크 없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세 활동을) 할 거다"라고 부연했다.
◆ "부인들 역할 최소화해야"
지난 대선에선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의혹들이 국정을 뒤흔들 정도의 문제로 남았다. 이에 이번 대선에서는 여사들이 후보인 남편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뽑은거지 김건희 씨를 뽑은게 아니다"라며 "부인들이 유권자들 앞에서 좋은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 경험이 없는 후보 부인들이 유세 현장에서 말실수를 할 경우 그 리스크는 일파만파로 커진다"며 "조용히 내조에 임하거나, 유권자들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후보 지지발언만 해주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allpa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