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경쟁보다 브라질·아르헨티나부터 이겨야"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4위 진입을 목전에 뒀지만 부의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상위 1% 부유층을 제외하면 아프리카보다 가난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도 정부 산하 공공정책 싱크탱크 국가개혁위원회(NITI Aayog, 니티 아요그)의 경제학자 아르빈드 비르마니는 인도 PTI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세계 4위 경제 대국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2025년 말 그것이 실현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인용, 올해 인도의 경제 성장률이 6.2%를 기록하고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조 1870억 달러(약 5752조 5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0.6%에 그치면서 올해 말 명목 GDP는 4조 186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며, 인도가 작은 차이로 일본을 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앞서 올해 3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가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이 된 뒤 2027년 2분기에는 독일마저 뛰어넘어 세계 3위 경제 대국에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7%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4년 GDP 기준 세계 10위가 된 데 이어 2022년에는 영국을 앞질러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 |
인도의 야경 [사진=블룸버그] |
다만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창출된 부가 소수의 부유층에 집중되면서 빈부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 투데이에 따르면, 인도 경제 분석가 하르딕 조시는 최근 링크드인에 올린 게시물에서 "인도는 상위 1%의 부유층을 제외하면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하루 세 끼를 먹을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는 GDP 기준 훨씬 앞서 있지만 세계 기아 지수에서는 105위에 머물러 있다"며 "나이지리아(100위), 케냐(89위), 가나(78위)보다 뒤처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의 1인당 평균 소득은 약 3000달러이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한다며 "상위 1%의 인구가 국가 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는 3%만의 부를 소유하고 있고, 약 7억 명의 사람들이 각기 다른 수준의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시는 앞서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 인도가 일본과 비교하기 전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부터 따라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1인당 GDP가 브라질 9462달러, 아르헨티나 9000~1만 달러, 칠레 1만 4540달러 수준이라며 "인도는 아직 세계 중산층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미국과의 경쟁에 뛰어들기 전에 브라질·아르헨티나와의 경쟁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고 짚었다.
2025년 기준 인도의 1인당 GDP는 2880달러 수준으로 예측된다. 이는 세계은행(WB) 기준 중·저소득 국가에 속하는 것이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