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 1주만 보유해도 주총 결의 거부권 행사 가능
인수 후에도 트럼프 말대로 "미국이 US스틸 통제 가능"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위해 소수 지분만으로도 중요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미국 정부에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황금주는 1주만 보유해도 이사 선임·해임이나 주주총회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등 일반 의결권보다 강력한 권한을 지닌다. 일반적으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인다.
만약 US스틸의 황금주를 미국 정부가 보유하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일본제철의 인수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US스틸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US스틸은 미국이 통제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거래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제철은 (US스틸에) 투자하고 부분적인 소유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S스틸의 완전 자회사화를 목표로 하는 일본제철이 향후 미국 정부와의 막바지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황금주 계획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자원개발 대기업인 인펙스(INPEX)의 황금주를 일본 정부가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계 기업의 인수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인펙스의 사례에서는 에너지 안정 공급의 담보로도 작용해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유효하다고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원칙적으로 상장기업의 황금주 발행이 인정되지 않는다. 일본제철은 인수가 승인되면 US스틸의 모든 주식을 매입해 상장 폐지할 방침이다. 상장 폐지 후에 황금주를 발행해 미국 정부에 양도하는 것은 제약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에 황금주를 양도하게 되면, US스틸이 일본제철 산하에 들어간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이사 지명이나 일본제철 외의 외국 자본이 US스틸 경영에 관여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US스틸을 통제할 권한"을 미국 정부가 쥐게 되는 셈이다.
US스틸 본사가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의 데이비드 매코믹 공화당 상원의원은 27일 CNBC 인터뷰에서 "US스틸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이 될 것이며, 이사회 과반수도 미국인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황금주가 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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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