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월비 수출 -1.3%·수입 -5.3%
반도체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 기록
미·중 수출 감소…미 관세 조치 여파
수입 5.3% 감소한 503.3억달러 집계
안덕근 "美와 상호 호혜적 방안 마련"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달 우리 수출이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동시에 줄면서 실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주력 품목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역대 5월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그나마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단 반도체와 함께 양대 주력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 수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4개월 만에 수출 '마이너스' 전환…양대국 미·중 모두 감소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7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1월(-10.1%) 이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조업일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6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 실적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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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 보면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바이오헬스 ▲선박 등 5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이 중 반도체가 138억달러(+21.2%)로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HBM·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데다 가격 상승이 겹친 결과다.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 수출 증가(+30.0%)에 힘입어 13억달러(+3.9%)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컴퓨터 SSD(11억달러, +2.3%) 역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62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4% 감소했다. 대미국 수출은 관세 조치와 조지아 신공장 가동 영향으로 크게 줄었지만,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기차 수출 호조와 중고차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4개월 연속 60억달러 이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석유제품(36억달러, -20.9%)과 석유화학(32억달러, -20.8%)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하락한 63.7달러까지 떨어졌다.
바이오헬스(14억달러, +4.5%)와 선박(22억달러, +4.3%) 수출은 각각 4개월과 3개월 연속 증가하며 선전했다. 농수산식품(10억달러, +5.5%)과 화장품(10억달러, +9.3%)도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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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EU와 독립국가연합(CIS) 등 2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대미국 수출은 8.1% 감소한 100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와 석유제품 등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 급감으로 인해 4월에 이어 감소세를 유지했다.
대중국 수출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8.4% 줄어든 104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EU는 4.0% 증가한 60억달러, CIS은 34.7% 늘어난 12억달러 등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 무역수지 69억4000만달러…1월 제외 '흑자 행진' 이어가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과 에너지 외 수입이 모두 감소한 결과다.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2.8% 감소한 102억달러를 나타냈다. 원유(-14.0%)와 가스(-0.3%)가 모두 줄면서 감소폭을 키웠다. 반도체 장비(+11.4%)를 포함한 에너지 외 수입(402억달러, -3.2%)도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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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역수지는 69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보다 20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올해 들어 무역수지는 1월(-18억달러)를 제외하고는 줄곧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1~5월 누적 무역수지도 전년 동기보다 42억달러 늘어난 19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달 수출 실적에 대해 미국의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단 주력 수출 품목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유가가 60달러 초반까지 하락해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20% 이상 급감하면서 수출 감소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반도체·선박 등 주력 수출 품목과 농수산식품·화장품 등 K-소비재의 호실적을 통해 감소율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편성된 무역보험과 바우처 등 금융 지원 예산을 적극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와의 소통도 지속한다.
안 장관은 "이번 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 1500억원과 '관세대응 바우처' 847억원을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와 관련해 미 정부에 우리 측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고, 상호 호혜적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확언했다.
rang@newspim.com